[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롯데 그룹이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추진에 속도를 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 제공
11일 롯데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오는 31일 기취득 자기주식 524만5461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기존 롯데지주가 보유한 보통주 자기주식 27.5% 중 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소각 예정 금액은 지난 6일 종가 기준 약 1663억 원이다.
롯데웰푸드도 다음달 21일 자기주식 10만 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각하는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07%에 해당한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총 46만3307주(4.98%)의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절차 신설’ 안건을 상정한다. 현재 롯데쇼핑이 보유한 자기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0.06% 수준에 불과하지만, 자기주식 보유와 처분 관련 절차를 명문화 해 경영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법개정안에 맞춰 자사주 보유 및 처분에 대한 명확한 내부 규정을 정관에 삽입함으로써, 향후 자사주와 관련된 경영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스스로 사들여 보유하는 자사주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가 부양 효과가 있고, 이를 소각할 경우 전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도 높아진다. 이밖에 임직원 보상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다만 국내 주요 기업의 경우 그간 대량의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에 매각 또는 주식교환을 통해 의결권을 부활시키거나 인적분할 시 대주주 의결권을 증대시키는 식으로 활용된 바 있다.
롯데지주는 자사주 비중이 27.5%로 국내 주요 지주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7년 롯데 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당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및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들과 분할·합병을 거치며 32.5%에 달하는 자사주를 취득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된 상법 개정에 대응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주 5%를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매각했으며, 이번 소각이 진행되면 자사주 비중은 22.5%까지 낮아진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확대하는 주주친화 정책 강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당사는 회사 설립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고, 이번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 소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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