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바른사회시민사회(이하 바른사회)가 1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을 말하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스스로 진보와 개혁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의 위선을 꼬집었다. 민주노총이 노동운동의 진정성을 저버리고 자기 이득만을 추구하며 수구적인 폐쇄성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바른사회의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을 말하다’ 토론회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시작했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조영길 아이엔에스 변호사,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전 국민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패널로 나와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설립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민주노총은 한때 노조원 수가 80만 명에 달하면서 대중 노동운동을 선도하는 듯 했지만 점점 대중과 괴리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은 번번이 강경 정치투쟁을 일삼았고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명분아래 불법과 폭력을 휘둘렀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청년 등 노동약자를 대변하기보다 그들만의 기득권 사수에 투쟁수위를 높임으로써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 올해도 다를 바 없다. 민주노총은 민중총궐기와 총파업 등의 모든 위협 수단을 동원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5대 법안을 가로막고 있다.
바른사회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노동운동 조직으로서 민주노총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진단하는 동시에, 이런 사태를 야기한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비판했다.
▲ 바른사회시민사회(이하 바른사회)가 1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을 말하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스스로 진보와 개혁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의 위선을 꼬집었다. 사진은 발표하고 있는 조영길 변호사. /사진=미디어펜 |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2006∼2015년간 해외직접투자 마이너스 순유입의 합은 약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일자리가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덩달아 소득도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시장의 규제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2013년 157개국 가운데 15위이며, 한국보다 심한 나라는 아프리카 미개국들이거나 남미 독재국가들이라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민주노총은 김영삼 정권에서 창설 이후 지금까지 매 정권마다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이라고 외쳐대면서 노동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박 교수는 “지금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노총의 눈치를 보며 노동개혁 관련 법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야당이 보일 모습은 아니다”라며 강조했다.
조영길 아이엔에스 변호사는 노동편향적인 법제도의 문제점를 꼬집었다.
조 변호사는 “계급투쟁주의를 지향한 학생운동권 출신 세대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함에 따라 국회에서, 특히 환노위에서 노동편향성이 심화된 지 오래되었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정부도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저항과 반발이 덜한 방법만을 택하려 하기 때문에 노동법 개정을 추진할 때마다 정작 마땅히 포함되어야 할 핵심적 개혁적 내용들은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거 누락된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조 변호사는 “민주노총과 같은 노조집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노동편향적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 파견근로 자유화, 대체근로 금지를 선진국 수준으로 자유화,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민 정책 개선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바른사회의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로 전락한 민주노총을 말하다’ 토론회는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의 사회로 시작했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조영길 아이엔에스 변호사,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전 국민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패널로 나와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사진은 토론회 전경./사진=미디어펜 |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는 민주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표는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는 민주노총 조직 현황 등을 분석하여, “민주노총은 공무원 및 공사 직원 그리고 교원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바, 한마디로 귀족 공무원들의 집합체라고 불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대표는 “귀족 금속노조는 귀족 공무원들의 돌격대”라면서 “신분 노출을 꺼려하는 귀족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집회시위 현장에 뒷짐 지고 나타나면 돌격대들은 자신들의 불법 폭력을 숨기려고 또 다시 마스크를 쓰고 몽둥이를 든다”고 밝혔다. 이것이 민중총궐기의 진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는 민주노총 투쟁의 과격화 원인에 대해서 밝혔다.
홍 이사는 “민노총의 노동개혁 반대 시위 등 사회적 투쟁은 사업장투쟁과 달리 직접적 경제적 이익을 주지 않지만, 좌파진영에서 민노총의 중심역할을 보장해주고 좌파정당과 사회세력으로부터 무조건적 지지를 얻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홍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민주노총 정파 간의 경쟁 심화는 선명성 경쟁을 유발한다. 민주노총이 지닌 ‘귀족노조의 기득권 수호’라는 목표는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정파가 더 많은 이익을 얻을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선명성 경쟁 때문에 노조집행부 선거를 앞두면 민주노총 노조는 더욱 과격한 투쟁을 선호한다는 것이 홍 이사의 지적이다.
홍 이사는 “최근 탈퇴노조 증가 등 위기감에 빠지면서 민노총이 보다 과격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민노총이 유연성 강화보다 과격화의 길을 선택한 것은 금속노조 등 그 핵심노조가 전투성의 강화가 이익을 준다는 관성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홍 이사는 “민노총이 말로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보호를 떠들지만 정작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는 실체가 알려지면서 생긴 위기감은 과격화 양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