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길리(성남시청)와 임종언(고양시청)이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를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2관왕에 올라 '차세대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길리가 여자 1500m, 임종언이 남자 1000m에서 우승하며 둘이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사진=ISU 공식 SNS
김길리는 16일 새벽(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1초003을 기록,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2분31초298)와 커린 스토더드(미국·2분31초386)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 1000m 결승에서 우승했던 김길리는 1500m 금메달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회 1500m 우승자인 김길리는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김길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것은 생애 처음이다.
김길리는 결승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선수가 각각 2명씩 결승에 올라 상당한 견제와 자리다툼이 예상됐다.
김길리가 여자 1500m에서 우승해 대회 2관왕이 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ISU 공식 SNS
김길리는 후미에서 체력을 아끼며 기회를 엿봤다. 6바퀴를 남기고 앞서가던 이탈리아의 엘리사 콘포르톨라와 캐나다의 다나에 블레이가 부딪혀 넘어지면서 경쟁자가 줄어들었다. 5바퀴를 남기고 제일 뒤에 있던 김길리가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무서운 스피드로 앞서가던 선수들을 차례로 제친 김길리는 1위로 골인하며 환호했다.
임종언은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805의 기록으로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1분26초315)와 나일 트레이시(영국·1분26초660)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1500m에서 우승했던 임종언은 1000m까지 정상에 올라 역시 세계선수권대회 생애 첫 2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쉽지 않은 레이스였지만 임종언이 끝까지 버텨내며 해냈다. 초반 선두로 나섰다가 중반 3번째 위치에서 숨을 고르며 상황을 살폈다. 3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도한 임종언은 선두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바퀴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와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둘이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단지누가 0.018초 앞선 기록이 나왔다.
임종언이 남자 1100m에서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오르면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ISU 공식 SNS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단지누가 결승선을 앞두고 임종언을 손으로 잡아챘다며 단지누의 실격이 선언됐고, 임종언은 극적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김길리와 임종언은 단체전에도 출전했지만 아쉽게 메달은 따지 못했다. 둘은 혼성계주 결승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으나 김길리가 네덜란드 선수와 충돌하며 넘어져 4위에 그쳤다.
임종언은 남자 계주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이정민(성남시청), 황대헌(강원도청), 신동민(화성시청)과 함께 출전한 5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 이정민이 막판 대역전극을 펼쳤다. 캐나다 선수가 역전 당하자 이정민을 손으로 잡아채면서 둘이 함께 넘어지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의 기록이 0.003초 빨랐지만 비디오 판독에서 이정민이 추월 후 캐나다 선수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다소 황당한 판정이 나오면서 한국을 실격 처리했다.
한국의 남자 계주 금메달과 임종언의 3관왕은 억울하게 무산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