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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공격대상이자 분단국가 한국…대테러방지법 필요

2015-12-19 14:0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최근 파리, 미국 등 전 세계에서 IS가 주도해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테러사건으로 인해 테러 범죄에 대한 관심 및 경각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경찰청은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테러에 대해 각국의 테러정보를 공유하고 국제 대테러 연결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15일 제4회 국제 대테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대테러 전문가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테러 콘퍼런스에서 ‘국제 테러 동향과 각국의 대응 노력’과 ‘위기협상 기법 및 주요 사례 분석’ 등 주제와 관련한 토론과 정책 제언이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최근 IS가 자신들이 공격할 대상으로 선정한 60개 국가에 포함되었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가장 호전적이며 비밀스러운 국가인 북한과 휴전상태에 있다. 대테러방지를 위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김소진 변호사(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하 행변)는 15일 국제 대테러 콘퍼런스에서 ‘국내 테러 관련 법규 현황 및 입법방향’을 살피는 발표를 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아래 글은 김소진 행변 변호사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1. 조직범죄와 테러

조직범죄는 '다수인-최소한 3인 이상-이 불법적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일정한 계층적 지휘통솔 체제를 갖추고 그 조직이나 조직원에 의해서 계속적이고 조직적으로 불법적 수단을 통하여 행하는 범죄'라고 볼 수 있습니다.1) 그 예로는 마약, 밀수, 인신매매, 자금세탁 및 테러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파리, 미국 등 전 세계에서 IS가 주도해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테러사건 및 그로 인한 수많은 인명피해 등으로 인해 그 중에서도 테러 범죄에 대한 관심 및 경각심이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한국은 2015년 세계 최대 도시ㆍ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www.numbeo.com)의 ‘2015 세계 범죄 및 안전도 조사’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로 조사되는 등 ‘테러 청정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IS가 자신들이 공격할 대상으로 선정한 60개 국가에 포함되었고 무엇보다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가장 호전적이며 비밀스러운 국가인 북한과 휴전상태에 있는 등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그에 대한 효과적 대비책의 마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2. 북한의 조직범죄와 테러 현황 및 전망

(1) 마약, 화폐위조, 밀수 등

미 국무부는 2005년 3월 4일 ‘2005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외화를 벌기 위해 마약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대량재배하고 있음과 동시에 마약 밀매 등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수십년 동안 당국 차원에서 마약거래 수익금을 돈세탁해옴과 동시에 위조지폐와 담배 등 불법활동을 실제로 자행해오고 있으며 북한의 외교기관과 대외무역회사 관계자들이 이에 관여하다가 체포되었음을 밝혔습니다. 또한 2006년 10월 1일 영국 타임지는 북한에 의한 마약, 담배, 비아그라, 외국화폐, 우표, 세금영수증 스탬프 등의 밀매, 위조 및 밀수출, 돈세탁, 위험무기 거래 혐의 등을 집중 분석하여 보도하였는데 주요내용은 북한이 일본의 야쿠자, 러시아의 마약중개자, IRA 테러리스트, 아프리카의 밀렵꾼, 이집트·이란 리비아·시리아·베트남 군대 등을 거래상대로 전 세계적으로 국제범죄를 자행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5000만 달러 규모의 위폐 제조, 외교 행낭을 이용한 마약 밀반출 등이 있고 그로 인해 연간 5∼1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동남아 등지에서 외교관 및 무역상사 등을 통해 약 464만 달러의 '슈퍼-K’(달러에 빛을 쏘이면 나타나는 ‘USA-100’암호 기술 적용된 위조화폐)를 유통시키다가 해당 국가로부터 적발되기도 했으며 1998년 4월에는 북한 노동당 간부가 러시아에서 미 3만 달러를 환전하다 체포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밀수는 당국의 공식적인 묵인 하에 진행되고 있는데 각국 주재공관 및 상사원들이 앞장서서 총기류나 담배 등을 밀매하여 그 자금으로 공관 운영비, 김정은의 비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2) 올해 북한 외교관들이 코뿔소, 금, 시가 등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브라질로부터 밀수하다가 적발된 사례들이 보도된 것만 여러 건이라는 점도 밀수가 상시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3) 4)

   
▲ 지난 러시아 여객기 폭탄테러에 이어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등으로 테러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최근 인천국제공항의 대테러 대응 수위가 한층 강화되기도 한 바 있다./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 테러

북한은 1953년 휴전 이후 1950년대 말 항공기 납치사건을 시작으로 남한을 상대로 한 다양한 테러행위를 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1968년 청와대 침투 목적의 무장 특수대원 32명 남파, 1969년 민간 항공기 납치로 인한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의 납북, 1970년 현충원 폭탄 설치, 1983년 버마 아웅산 암살 폭파사건으로 인한 정부요인 17명 사망, 19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파로 인한 승객 95명과 승무원 20명 전원 사망 등의 전형적 테러사건들과 그 외 거의 ‘준 전쟁행위’로 보이는 1967년 해군 56함 피침사건, 1968년 미국 푸에블로호 납치, 2002년 NLL 교전, 2010년 연평도 포격, 2015년 DMZ 지뢰 도발 등이 있습니다.5)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 형태의 테러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테러 공격을 시도해왔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해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해킹, 2009년 국내 청와대 및 국방부 등에 가해진 DDoS 공격 등 북한 정찰총국소속 사이버 부대 등이 주도하는 사이버 테러가 있으며 그 외에도 북한이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들과 연계하여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극심한 경제난과 독재체제에 대한 불만 등을 잠재우기 위해 남한에 대한 테러 공격 등으로 내부의 긴장감 조성과 결속력을 강화하였고 나아가 김일성 부자의 체제 확립을 도모해왔습니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김정은 체제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고려할 때 북한의 테러 정책은 그들의 목표 달성에 나름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3대 세습자인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에 비해 좀 더 충동적이고 과격한 성정을 가진 것에 비추어 남한에 대한 테러 공격은 앞으로 더 다양해지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3. 국내 테러 관련 법규 현황 및 입법방향

(1) 국가대테러활동지침

현재 한국에는 독자적인 대테러 법률은 없었지만 88올림픽을 겨냥한 테러공격에 방어하기 위하여 만든 ‘국가대테러활동지침’이라는 대통령 훈령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훈련이라는 한계 때문에 대외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여 국가 긴급상황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동 지침에 의거하여 구성될 ‘대테러대책위원회’ 등 관련 기구 또한 유명무실화되어있는 형편이고 또한 대테러활동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기본권에 대한 제한, 강제력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어6) 이에 의거한 정책 수립 및 시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2) 테러방지법7)

가) 현황

9.11. 사태 이후 2달 남짓 지난 2001년 11월 국가정보원 주도로 처음「테러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법 조항의 위헌성에 대한 비판 등이 많아 통과되지는 못하였으나 이후로 꾸준히 관련 법안 등이 상정되었고 현재 19대 국회에도 송영근 의원이 발의한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등에 관한 기본법안」등이 계류 중입니다.

위 법안들의 주된 목적은 국가의 안전확보, 국민생명과 재산보호, 테러대응활동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제도적 근거의 마련이며 핵심내용은 테러대책기구신설, 테러예방 및 구조 활동, 테러범죄에 대한 수사 및 처벌 그리고 신체 또는 재산상의 피해에 대한 지원,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구축, 테러방지에 대한 국가의 책무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나) 주요 쟁점 및 입법방향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테러’에 대한 개념정의가 모호하다는 점, 정보기관의 권한이 확대되어 개인의 인권과 기본권의 침해 소지가 크다는 점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보완책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테러범죄 및 활동과 이와 관련된 단체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법 적용 대상범위를 명확히 하고 둘째, 정보중심의 수사, 구금, 체포 등 개인 사생활의 침해가 발생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그 절차와 활동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며 셋째, 테러에 대한 정보수집과 수사를 이원화하여 정보수집은 국정원에서 하되 대테러활동은 경찰 등에 그 기능과 책임을 부여하여 수사하도록 하고 넷째, 국가 간의 공조체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 등입니다.

   
▲ 북한이 지난 11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이 보도했다. 사진은 탄두가 개량된 KN-08./사진=연합뉴스

(3) 국가보안법8)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반국가활동의 주된 단체로 북한을 상정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에는 북한의 테러를 방지하고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조항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는 제4조(목적 수행의 죄), 제5조(자진지원·금품수수의 죄), 제6조(잠입·탈출), 제8조(회합·통신), 제9조(편의제공의 죄), 제10조(불고지의 죄) 및 특별형사소송에 대한 제18조, 제19조, 제20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국가보안법이 군사적 위협에 대한 방지 및 대책을 주요 골자로 하는 만큼 비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 그에 미치지 못하므로 북한 등이 주도하는 테러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법 개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를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고 둘째, 제4조 ‘목적수행의 죄’의 적용대상으로 정치·이념적 측면의 테러리즘, 사이버테러, 국가방위사업과 관련된 산업스파이 범죄행위를 포함시키고 셋째, 제5조 ‘자진지원과 금품수수의 죄’와 관련하여서도 정치, 이념적 측면의 테러리즘과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한 자금차단 규정을 신설하는 것 등입니다.

(4) 소결

북한의 정치, 사회적 상황은 김정은 체제에서 더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 최룡해 실각 등 연이은 북한 최고위층의 추락은 북한 엘리트 계층의 동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최근 급증하는 탈북 추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동요를 방지하고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김정은이 어떠한 형태의 테러행위라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데 이는 관련 법규의 뒷받침 없이는 실현될 수 없습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시행 중인 법규들로는 대테러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는 바, 대테러활동을 통합적으로 규율하는 테러방지법이나 국가보안법 등의 조속한 입법 내지는 개정이 추진되어야할 것입니다. /김소진 변호사(행복한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1) 정지일, “조직범죄 유형변화에 따른 대응책과 규제에 관한 연구”, 경희대학교, 2007

2) 윤황, “동북아 평화질서구축의 쟁점 : 북한의 국제범죄 유형과 특징”, 통일문제연구, 2007

3) 서재준, “브라질 당국, '시가 밀수' 北 외교관 2명 추방 고려”, news-1, 2015. 11. 24.

4) 지선호, “北 외교관, 지난 3월에는 금 밀수하다 적발”, TV-조선, 2015. 5. 29.

5) 김희정, “테러방지입법의 합헌적 기준”, 고려대학교, 2015

6) 김희정, “테러방지입법의 합헌적 기준”, 고려대학교, 2015

7) 박주혁·박진희, “국내 대테러법안의 쟁점과 기본 방향”, 치안정책연구소, 2015

8) 이제영, “북한의 테러 가능성과 법적 대응방안”, 한국테러학회보 제3권 제2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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