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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무 다른 이 세상"…투신 서울대생 유서 자세히 보니

2015-12-20 09:47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한 서울대 재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후 투신해 사망한 소식이 전해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채널A 방송 캡처.

최근 서울 관악경찰서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4시께 자신이 살고 있던 관악구 신림동의 건물 옥상에서 서울대생 A(19)군이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A군은 투신하기 전 서울대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으로 괴로워할 때는 근거 없이 '다 잘 될 거야' 식의 위로는 오히려 독이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A군은 "죽는다는 것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니다", "정신적 귀족이 되고 싶었지만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었다" 등의 내용도 덧붙였다.

이 글을 본 A군 친구들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은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했지만 A군은 그 사이에 투신했다.

유족과 주변인에 따르면 A군은 서울의 한 과학고 2학년을 마친 뒤 조기졸업하고 작년 서울대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던 A군은 학점을 많이 이수해서 3학년 1학기에 재학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A군이 다소 조용하지만 밝은 편이었으며 평소에 페이스북에 감성적인 글을 쓰곤 했다고 말했다. 다만 페이스북에 "우울증을 앓고 있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올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A군이 혼자 살던 신림동의 옥탑방에서는 A군의 이름이 적힌 약 봉투가 발견됐다. 조제일이 15일이고 약 봉투에 우울증 치료제라고 적혀 있었지만 내용물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A군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아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했다. 다만 최근 운전면허를 딴 아들이 친구들과 렌터카로 국내 여행을 하다가 접촉사고를 내고서는 렌터카 업체와 갈등을 겪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렌터카 업체를 수사를 하는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A군의 질병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A군이 투신 전 남긴 글에서 메탄올을 마셨다고 언급함에 따라 관련 수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하기로 했다.[미디어펜=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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