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박 회장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미래에셋의 결정은 그간 다져놓은 내실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영을 이루고 한국경제에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한 절실함에서 나온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사례 등 혁신 성장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모험 자본에 의해 발전해왔다”며 “미래에셋이 쌓아온 투자 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대우증권의 IB(투자은행) 역량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성장하는 투자 금융의 토양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업계 1위의 자산운용사와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의 시너지는 1 플러스 1이 아니라 3,4,5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며 “업그레이드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단순히 규모가 큰 회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강하고 더 신뢰받을 수 있는 미래에셋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장은 실패하지 않을 수 있지만 천천히 도태될 것이 자명하다”며 “미래에셋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영원한 이노베이터(혁신가)로 남을 것”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 박 회장은 “대우증권 직원들은 모두 저희 (업계) 후배들이고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며 “훌륭한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삶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금융권 합병 구조조정 사례는 참고하지 않겠다”며 “양 회사 임직원 모두 멀리 크게 보고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더 많은 직원들이 더 좋은 회사에서 기회와 꿈을 갖도록 하겠다”며 “대우증권 직원은 모두 저의 후배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삶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리더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구조조정 사례는 참고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양사 임직원 모두 넓게 시야를 갖춘 상황에서 좋은 사례를 남기겠다는 것.
박 회장은 은행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지점수와 인원이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회사 통합을 하면 예탁자산이 210조 정도가 되며, 자기자본이 8조원 정도가 되는데 자산규모 300조가 넘는 은행이 점포가 800~10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양사 통합 점포수 170여개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는 증권업이 항상 은행업 밑에 있으면서 길들여져 있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으로 통합법인은 상당한 시너지 있기 때문에 점포는 250개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회장은 대우증권 직원이 자산운용으로 옮겨갈 수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그동안 자산운용의 채용을 미룬 것도 인력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미였다. 미래에셋 내에서도 자산운용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원하는 인력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합병법인의 사명을 묻는 질문에는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미래에셋대우증권 선호하지만 대우증권 임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우증권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해 시너지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자산관리에 강한 미래에셋과 투자은행(IB)나 트레이딩과 도매부문(홀세일)에 강한 대우증권의 결합은 케미(조화)가 대단히 잘 맞는 것”이라며 “리스크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며, 대우증권 인수로 보완 가능한 만큼 미래에셋의 약점이 강점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수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인수금액을 정확히 얘기 할 순 없지만 조금 더 쓸 생각도 있었다”며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에게 그만큼 상당한 가치가 있는 회사”라고 답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전법이 왜 개정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들지만 법이 바뀌면 금융회사는 따라야한다”며 “지금까지 해외 인수합병(M&A)을 하고 싶어서 자본을 비축했고 이를 사회나 정부가 인정해주길 바라지만 법이 바뀌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이번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했지만 아직 만족스럽다고 할 순 없다. 자기자본에 대해서는 아직도 갈증이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주요 일문일답.
-대우증권 노조 등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해 불안한 점이 많다.
▲기본적으로 직원들이 불안한 것은 이해가 된다. 자기가 선택한 직장을 옮겨도 불안한데 자기 의지에 관계없이 변화가 온 것이니 불안할 것이다. 한국의 문제는 증권산업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착각일 수 있다. 저금리 아래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성장하고, 정부는 자본시장을 개혁하고 있다. 증권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합병법인은 170개 이상의 점포가 될 것인데 인력이 4700명 정도가 될 것. 일본의 노무라홀딩스가 2만6000명에 자기자본 28조원, 다이와홀딩스가 1만3000명에 13조원이다. 이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증권산업은 뒤쳐진 수준이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쳐지면 안정된 자기자본을 토대로 과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면 된다.
-구조조정과 여전법 개정에 대한 우려는.
▲통합법인은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점포를 250개 가져가도 된다. 기업의 존재가치가 있다. 대우증권 직원이 잘못한 게 없는 만큼 상처를 줄 수 없다. 나는 이 업계에서 자란 사람이다. 기회를 만이 줄 것이다. 이 부분은 걱정을 전혀 안 해도 된다. 염려가 많았으면 굳이 인수하지 않았을 것.
인생을 사는 가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기자본 10조원이 넘어가는 미래에셋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증권도 과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전법의 경우 제 입장에서 보면 왜 이렇게 바뀌지 하는 의문은 들지만 법이 바뀌면 금융사는 따라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미래에셋은 다양한 카드가 있다.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
해외에서 M&A 하려고 자본을 모아둔 것이다. 다른 이유 없다. 자산운용사가 (지배구조 변화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해외 진출을 사회나 정부가 이해해주길 바라지만 법이 바뀌면 따를 것이다. 그리고 보다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여전법 개정안 통과시 지배구조 유지 방안은.
▲아직 개정안 통과되지 않았다. 통과된다면 저희가 충분히 검토를 할 것이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그것과 관계없이 미래에셋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가져가려고 한다. 어떤 지배구조가 좋느냐 하는 것에 이야기 많은데 지배구조 문제는 지배구조 가져가면서도 어떻게 야성을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큰 조직이 갖는 약점이 있다. 미래에셋이 야성이 있어야한다.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야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실질적으로 작동이 되도록 할 것.
-대우증권의 인력 일부를 계열사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수 합병을 준비하면서 조심스럽게 인력을 뽑았다. 운용사도 50~100여명 더 뽑아야 하는데 채용을 안 했다. 대우증권 인력이 워낙 우수하니까 가능하면 기회를 주자고 생각했다. 운용으로 가면서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원하는 사람을 보내면 된다. 구태여 억지로 보낼 필요가 없다. 인생을 크게 보면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본인에게 자양분이 될 거다.
-대우증권 인수 언제부터 생각했고, 인수 가격은 어느 선까지 생각했는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2015년에 대우증권을 팔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 쪽를 봤다. 신년사에서 미래에셋그룹의 자기자본을 3년 안에 10조원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때도 대우증권 인수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함께 인수한 산은자산운용은 어떤 방식으로 경영할 것인가.
▲산은자산운용은 회사의 틀을 좀 바꾸려고 한다. 어떤 생각하고 있냐면 한국의 대표적인 헤지펀드회사로 키울 생각이다. 채권 부분을 잘하는 만큼 강점을 유지하면서 헤지펀드와 대체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주식 중심보다는 중위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 것이다. 특히 헤지펀드 부분을 강화할 것이다. 정부가 요즘 관련 라이센스를 안주는데 산은자산운용인수도 우리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그림이었다.
-23개의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은데.
▲이 부분은 나도 고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산운용사에 등재가 되면 다른 분야를 못하게 해 놨다. 현실적으로 경영하는데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많이 걸린다. 미래에셋 회장이 연봉을 많이 받아 감추려고 한다는데 내 연봉 9억이다. 연봉 공개를 안 하려고 빠져나온 게 아니다. 내가 지금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지배구조 개편에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 특히 박현주 가족이 꼭 경영을 승계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옵션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