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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년, 다시 찾아온 '위기 속 기회'…불황이 더 좋다?

2015-12-30 12:01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경제위기 상황서도 성과 속속…내년 한·중 FTA 등 대외경제 기대 

[미디어펜=김세헌기자] 경제계를 대표하는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에도 기업인들이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다 해줄 것을 당부했다.

29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기업인들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들 경제단체장은 먼저 지난 한 해 매우 어려웠던 경제 상황을 회고하면서도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성과를 낸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는 메르스로 내수가 급속히 침체했고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수출도 감소해 이로 인해 목표로 했던 3%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며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꼭 필요한 노동개혁과 규제개혁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인호 회장도 “세계경기의 회복지연과 국제유가 하락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세계무역이 10% 이상 감소하면서 우리 수출도 감소했고 2011년 이후 4년간 유지해 오던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기업인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며 “우리 수출규모가 세계 6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특히 중소·중견기업과 벤처기업으로 수출저변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출상품의 영역도 화장품, 의약품, 문화콘텐츠, OLED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확대돼 무역의 구조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들 경제단체장은 내년 우리 경제가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하는 한편, 중국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지혜롭게 준비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창수 회장은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며 “특히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어려워지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주력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국과 가격으로 위협하는 일본 사이에서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경제에 큰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새해에는 경제성장세에 좀 더 속도가 붙어 다가오는 경기회복의 기운을 완연하게 느끼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노사정대타협 등 지난해 땀 흘려 모은 혁신과 화합의 양분이 우리경제를 선진경제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모든 경제주체들의 힘을 한데 모아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 내년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황도 녹록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로 가계 빚이 늘고 소비 여력이 줄어 내수경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미디어펜 자료사진

그는 특히 “지금의 나를 만든 익숙한 것을 걷어내고 새로운 방식에 주저 않고 변화를 준비한 자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경제계는 과거의 영화를 잠시 내려놓고 낯설고 험난하지만 우리 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호 회장은 “최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 신규로 FTA를 발효하여 미국, EU, 중국 등 세계 거대 경제권과의 FTA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며 “특히 한-중 FTA 발효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들 경제단체장은 내년 한 해도 국가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인의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했다.

허창수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야 한다”며 “선제적 투자 등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야말로 한국경제의 저성장을 극복할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구조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을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합리적이고 유연한 기업가정신으로 혁신하고 융합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신기술로 창조의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조직의 비합리적이거나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뜯어고치겠다”며 “업무프로세스를 과학화하고 수평적 소통문화를 확대할 것”이라며 기업문화 혁신의 뜻도 내비쳤다.

김인호 회장은 “지금 우리 기업에게 어려운 환경은 우리의 경쟁 상대인 세계 모든 나라의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좀 더 차별적인 경영노력으로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이러한 성공사례들이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특히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일본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창업주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호황은 좋다, 하지만 불황은 더 좋다”라는 말을 인용해, 우리 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극복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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