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신용위험평가 실시, 19개사 구조조정대상 선정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정부가 경제 활력 제고,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한계기업을 가려내려 칼을 빼들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충당금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은행들이 이미 충당금을 쌓아왔던 만큼 생각보다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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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19개사를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 올해 총 54개가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으로 선정됐다.YTN 뉴스화면 캡처. |
30일 금융감독원은 '2015년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대응방안'을 통해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중 368개사에 대한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19개사를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했다.
금융당국은 기업상황에 맞는 경영정상화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워크아웃대상 기업(C등급)의 경우 신속한 금융지원과 자산매각, 재무구조개선 등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부실기업(D등급)에 대해서는 기업회생절차 등을 통한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워크아웃 기업의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을 통한 워크아웃 진행 기업의 정상화계획 수립 전까지 협력업체에 대한 B2B대출의 상환유예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경기부진이 지속돼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 전반적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는 등 부실화 가능성도 증대되면서 부실징후기업의 조기적출과 신속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앞서 상반기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에 이어 이번에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추가로 발표하게 된 것이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는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것으로 A, B, C, D 4개 등급으로 구분짓는다.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은 정상으로 분류되지만 C등급(워크아웃)과 D등급 (법정관리)은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한다.
지난 7월 진행된 정기평가에서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된 업체는 C등급 16개, D등급 19개로 총 35개사였다. 이와 함께 지난 11~12월 중 36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시 신용위험평가에서는 C등급 11개, D등급 8개로, 총 19개사가 추가되면서 올 한해 총 54개사가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충당금 추가 적립소요액도 확대됐다. 지난 7월 정기 평가결과 대상으로 선정된 35개 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금융권 충당금 추가적립 예상액은 약 1조원가량이었다. 여기에 이번 구조조정대상으로 선정된 19개사에 대한 금융권 충당금 추가적립 예상액은 약 1조5000억원으로 대출 비중이 큰 은행권의 경우 충당금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권에 생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는 은행의 BIS비율 13.99%에서 13.89% 하락하는 등 금융권의 손실흡수 여력 등을 감안시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물론 금융권의 충당금이 1조5000억원으로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부실기업이 갑자기 발생한 것도 아니고 은행들에서도 관리하면서 이미 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계에서도 아직은 확실치는 않지만 이번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크게 타격을 미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손익은 당연히 나빠지겠지만 대우조선급 등의 정도가 아닌 이상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지금까지는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왔었기 때문에 타격이 없겠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오히려 앞으로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되는 측면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