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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문재인·안철수…앉아서 김칫국 마시는 김무성

2016-01-07 13:3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김무성 대표의 요즘 발언들을 보면 4월 총선이 야당의 무덤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무덤이 될 것만 같다는 느낌이 부쩍 든다.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으로 보나, 전략적으로 보나 아무 도움이 안 되는 ‘180석론’을 앞장서서 떠들고 다니는 게 우선 그렇다.

선거에서 이렇게 허리띠 풀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오만한 정당을 국민이 밀어준 역사가 없다. 한술 더 떠 어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했다는 말도 가소롭다. “야당에서 인재라고 내세우는 수준의 인사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새누리당에) 예비후보로 들어왔고, 현장에서 뛰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치권의 최대 개혁인 상향식 공천을 확립했고, 이를 믿고 수많은 인재들이 이미 새누리당 간판으로 예비 후보 등록을 했고 또 준비 중이다” “야당이 시급한 법안 처리는 외면한 채 당내 화합은 못하고 인재영입에만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인재 수준은 국민이 판단할 문제이지 새누리당이 야유할 건 못된다.

김 대표의 발언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스펙이나 명성 등이 새누리당 측에 못 미친다고 깔보는 의식이 은근히 엿보이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자정당, 화려한 스펙을 갖춘 엘리트를 우대하는 정당, 대한민국 사회 1%들을 선호하는 정당이란 이미지를 여전히 준다. 여당 대표의 이런 발언은 안 그래도 살기 팍팍한 국민의 정권심판론을 부추기는 발언이지 새누리당이 그렇게 원하는 야당심판론이란 과녁은 멀찍이 벗어나는 것이다.

또 야당의 비협조 탓만 할 것도 못되는 게 국회 마비 원흉인 선진화법은 다름 아닌 여당이 주도한 자업자득 법안이요, 더욱이 당내 화합 운운하는 훈수는 ‘진박놀음’에 친박과 친이 공천권 다툼으로 언론을 도배하는 새누리당이 지적할 일이 전혀 못 되는 것이다. 더민주가 영입한 인물들은 경찰대 교수, IT기업인, 외교전문가, 치유 전문가로 어찌됐든 반애국적이고 과격한 운동권 정당으로 끼리끼리 폐쇄성을 비판받았던 더민주에게 노력 점수는 줄만한 것이다.

‘문재인-손수조’ 성공방식 베낀 ‘안철수-이준석’ 전략은 실패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이 이렇게 인재영입 경쟁을 하면서 여론의 시선을 받을 동안 새누리당은 대체 한 게 뭐가 있나. 야당 인재영입에 ‘그것 밖에 안 되냐’고 한가하게 관전평이나 하고 있을 여유가 있나. 고작 안철수 의원에 맞불 카드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전 비대위원에 대항마를 권유했다는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한번 묻고 싶다.

이준석이 정말로 안 의원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필자가 보기에 원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문재인 대 손수조’의 구도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완전한 오판이라고 본다. 일단 객관적 지표로 15% 이상 차이나는 여론조사 결과상 대단히 어려워 보일 뿐 아니라 참신성으로도 승부하기 어렵다.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을 꺾을 뻔한 손수조 바람의 원인은 단지 젊고 어려서가 아니었다. 한나라당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는 ‘박근혜 비대위 체제’의 후광을 받았고, 그런 개혁성을 상징하는 ‘박근혜 키즈’였기 때문이었다.

   
▲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신당이 본격 인재영입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진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강 건너 불구경인채 낙관만 하고 있다. 사진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와 원유철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한나라당 정치개혁의 상징성과 후광효과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기에 문재인과 만만치 않은 경쟁을 벌였고, 하마터면 승리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준석에게는 그런 후광효과가 전무하다. 오히려 그동안 더민주에 박혀 있다가 뛰쳐나온 안철수 의원의 개혁성이 더 빛을 발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이처럼 이준석은 오로지 본인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안 의원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오히려 지금 공천다툼이나 새누리당 구태의 부정적 영향만 받고 있어 본인의 있던 경쟁력마저 갉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승부는 보나 마나 아닌가. 새누리당이 한심하고 우려스러운 건 이렇게 한번 써먹었던 방식을 다시 베낄 생각이나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 밥그릇 문제와 당의 생사가 걸린 총선까지 그야말로 막연한 희망과 기대심에 기대고 있다. 안이하고 복지부동한 사고방식으로 일관중인 새누리당이 과연 180석을 얻을 있을까. 언감생심이다.

새누리당 선거 망치는 대구의 ‘진박 마케팅’, 시간이 많지 않다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었다던 상향식 공천의 현실은 또 어떤가. 공천룰을 놓고 벌이는 지루한 다툼은 양측의 계파 이익을 위한 전쟁이지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향한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을 앞세운 상향식 공천이 오로지 친박계 견제용으로, 국민을 위한 인재영입이란 이름의 전략공천이 국민의 비웃음이나 사는 ‘진박놀음’이나 양산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시간 계속되는 진박타령은 전국적으로 여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작 물갈이 돼야 할 무능 정치인들의 퇴출을 막는 어처구니없는 현상까지 만들고 있다. TK 대구지역 높은 현역 교체요구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낮아지는 현상이 그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진박 마케팅에 대한 피로도 탓이란 분석대로 지역주민들은 진박놀음에 진저리가 나다 못해 ‘했던 놈이 낫겠지’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현역을 지지하는 기현상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능한 현역이 고스란히 수혜자가 될 수밖에 없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현역이나 예비후보자나 가릴 것 없이 빠져 있는 진박놀음은 어떤 면을 봐도 새누리당의 경쟁력을 끊임없이 갉아먹는 독초에 불과하다. 대구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자가 등록한 중남구에서는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에서도 잘 나가던 인사들이 갑자기 진실한 사람으로 돌변해 진박 마케팅을 펼치는 웃지 못할 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치란 노장들로만 혹은 신인들로만 할 수 없다. 특히 대구와 같은 보수적인 곳은 중진과 신인들의 적절한 배치로 안정을 기반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총선전략이 짜여져야 한다. 물론 정작 대구시민들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진박놀음’은 현역이나 예비후보자들이나 당장 버려야할 구태일 뿐이다.

새누리당과 김 대표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이 혁신경쟁에 나선 마당에 넋 놓고 있다 배짱이 꼴 나지 말란 법이 없다. 진박 마케팅이나 열올리는 구태들은 쳐내고 이념적 소신과 가치를 지키며 실력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인물에게 기회를 주고, 그런 인물 영입에 당장 나서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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