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
종편이 새누리당 인력공급소인가
그 사람들이 새누리당에 자신이 인재이니 영입해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더란 말인가. “본인들이 찾아왔다” 라니, 김무성 대표는 국민 앞에 인재를 소개하는 기본 태도부터 글러먹었다. 권력과 가까운 특정인을 찍어서 역할을 부여하고 공천에 특혜를 주는 그런 인재영입이 부적절한 것만큼, 종편에 반짝 출연한 덕분에 ‘정치 인재’로 둔갑되는 사례도 부적절하긴 마찬가지다.
김 대표가 영입한 사람들 한 둘을 제외하곤 도대체 무슨 능력들이 있고, 보수정치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도무지 모를 사람들이 태반이다. 직군을 봐도 어이없긴 마찬가지다. 시민단체 활동가와 정치평론가를 제외하곤 전부 변호사 출신이다. 아무리 율사 출신을 좋아하는 당 취향이려니 하더라도, 이렇게 변호사들만 줄줄이 끌어들이는 이유는 뭔가. 이렇게 대한민국 1%도 안 되는 특정 직군의 사람들만 끼리끼리 모인 율사들의 정당이 과연 다양한 생각과 직업을 가진 국민 다수를 대변하는 대중정당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고 보나.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3 총선에 대비한 1차 인재 영입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새누리당에 절실한 게 뭔지 모르는 기본이 안 된 인재 영입
언론 비평을 하고 감시하는 입장인 필자 입장에서 특히나 이번 김무성 대표가 보여준 한가한 인재영입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새누리당이 다수당이고 4월 총선 전망이 밝은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한때의 가세(家勢)일 뿐이다. 여차하면 선동할 준비가 돼 있는 포털 사이트나 우파정권 내내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차후를 도모하려는 방송사 언론노조 역시 여전히 건재하다.
젊은이나 중장년이나 할 것 없이 들고 다니는 핸드폰 모바일 뉴스에서 보여주는 뉴스 콘텐츠들은 어떤가. 기존의 전통적 좌파매체들 뿐 아니라 허핑턴포스트, 위키트리와 같은 SNS와 결합한 온라인 뉴스 미디어들이 하루 종일 새로운 조류의 콘텐츠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포인트를 미끼로 앱 하나 다운받으면 이들 뉴스 미디어를 통해 온갖 뉴스들을 접할 수 있다. 이런 뉴스들이 새누리당과 대한민국 보수정치에 우호적인 줄 아나. 천만의 말씀이다. 새누리당이 종편 패널들이나 껴안고 있을 때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언론과 미디어에 특히 취약하고 무지한 새누리당이 영입해야 할 인재들은 방송에 출연해 입담 자랑이나 고소고발로 튀는 인물들이 아니다. 여당에 절실히 필요한 인재는 무섭게 변화하는 언론, 미디어에 전문성을 갖고 개혁할 수 있는 패기 있는 젊은 인재들이다. 필자가 알기로 새누리당에도 미방위 소속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관을 지내며 당의 취약한 언론 전문성을 뒷받침해온 유능한 인재들이 있다.
새누리당이 좋아하는 율사 출신의 인재 중에도 방송 출연으로 어떻게 해볼까 하는 이가 아니라 정책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젊은 청년 인재가 있다. 새누리당이 당의 취약성을 보완하며 일해 온 30대 초중반의 유능한 인재들을 발탁하지 않고 밖에서 종편 패널들이나 끌어들이는 짓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새누리당에도 대한민국 보수정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무성 대표의 이번 인재 영입은 거의 완벽한 실패작이다. 다시 이런 식의 한심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바란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