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SPP조선 근로자 위원회가 SPP조선 매각방식과 원칙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11일 근로자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채권단이 매각 추진 중인 SPP조선의 사업장은 사천, 고성, 통영 3군대의 조선소와 함안의 기자재 공장이다. 전체 또는 분할 매각이 가능하고 조선소 용도가 아닌 부동산만의 매각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위부터)고성조선소, 통영조선소, 사천조선소. /사진=SPP조선 |
◇ 전체 매각이 아닌 분할 매각도 문제없다
SPP조선은 현재 사천조선소, 통영조선소, 고성조선소 중 통영(15년 8월), 고성(15년 10월) 조선소와 함안기자재공장(15년 12월)을 생산 중단함으로써, 현 조선시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제적 다운사이징 조치를 완료한 상태이다.
따라서 최소 5만~7만5000톤급 탱커선 건조에 최적화된 사천조선소만 조선사업 목적으로 분할 매각해도 SPP조선의 조선산업 영속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이 근로자 위원회의 입장이다.
◇ 사천조선소, 반드시 조선업 영위할 매수자에게 매각돼야
근로자 위원회는 “사천조선소는 SPP조선의 영속성 보장을 위한 마지막 보루다. 사천조선소를 조선업 용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매각한다면, 이는 그 동안 SPP조선이 피땀으로 일구어낸 구조조정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돌리는 것이며 지역사회에 씻지 못할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채권단이 제 돈 지키기에만 혈안이 돼 사천조선소를 비조선 목적으로 매각한다면, 이로 인한 모든 저항과, 저항으로 인한 모든 손실은 채권단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됐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채권단, 상호 협조…정부, 조정자 역할 수행해야
이와 함께 근로자 위원회는 지난 RG발급 부결의 가장 큰 원인이 주관은행인 우리은행과 최대 채권보유은행인 수출입은행간의 갈등과 불통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그 치부가 만천하에 공개됐다고 설명하며 이번 M&A과정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M&A 추진 시 매각가격 결정, 채권회수 분배 문제, 채무 면제 규모, 향후 RG발급 건 등 긴밀하게 협의하고 조율해야 할 항목이 많은데 서로 입장이 다르고 불신과 반목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M&A가 성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채권단은 M&A과정에서 서로 허심탄회 하게 대화할 수 있는 테이블을 시급히 구성해 사전에 상호간 충분한 입장 조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 위원회는 정부가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M&A 실패 시 문닫으면 된다”라는 무책임한 입장보다는 이번 M&A가 수만 명의 생계와 지역 경제의 파탄이 걸린 민생의 문제임을 직시하고, 성공적인 M&A를 위해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 이번 M&A 실패로 또다시 SPP조선이 위기에 봉착한다면, 근로자 생존의 말살 및 지역사회 몰락의 책임에 채권단은 물론 정부 또한 끝까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