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여해 수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독일형사법박사 |
안철수신당으로 불리던 국민의당은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이제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하였다. 하지만 반부패를 외치는 '안철수 신당'이 처음 영입한 최고급 인재는 한승철 전 검사장으로 그는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폰서 검사'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창원지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던 2009년 3월 한 건설업자에게서 140만원 상당의 식사·향응 및 현금 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0년 불구속 기소됐던 바 있다. 이후 한 전 검사장은 대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인재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안철수의원에게는 치명적이 아닐수 없는 인재영입이었다. 안철수의원은 "첫째로 대한민국 최고 인재를 모으겠다,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는 최고 인재가 그 문제를 푸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두 가지 과제로 "부정부패에 단호하겠다, 민생을 중심에 두겠다"라고 제시했는데 그가 제시한 인재기준은 참 모호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 영입 전쟁은 참신성과 새로운 인재영입이라는 것을 무색케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야권에서 먼저 시작한 인재 영입 경쟁이 정치권 전역으로 확산되었기에 그 기류에 합세한 의도는 알겠지만 참신성과 인재라는 부분에서는 전혀 공감을 할 수가 없다.
새누리당 가입행사라면 고개를 끄덕여줄만 하지만 과연 참신한 인재일까? 이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당적이 있었거나 이미 새누리당과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이다.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지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 당시 김무성대표에게 극찬을 받았던 인물이고, 배승희 변호사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보좌관으로 이미 알려져 있고,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자녀취업청탁 의혹'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김태현 변호사, 최진녕 대한변협 전 대변인, 변환봉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 박상헌 공간과미디어연구소 소장도 종합편성채널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새누리당을 비호하던 패널들이다. 종편이 정치바로미터라는 말을 그대로 대변한 인재영입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같다.
새누리당은 ‘젊은 피’ 수혈로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30·40대 표심을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는 하지만 새인물인 인재라는 칭송을 받기엔 좀 아니지 않을까?
김무성 대표는 "이들은 나라가 걱정돼서 자발적으로 찾아오신 분들로, 특정인을 찍어서 역할을 부여하고 공천에 특혜를 주는 일반적 인재영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재영입도 다양한 장르가 있나보다. 자발적 인재영입이 이번 인재를 말하는 것이면 다음번에는 타의적 인재영입이 시도된다는 것일까?
옛말에 사람을 잘못 쓰면 집안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고 했다. 인재를 기르는 것은 나라의 대업이다. 서울시향의 정명훈감독이 홀연히 떠났다. 그 긴 시간 서울시향을 맡았는데 후계자 한 명을 키워두지 않았다. 인재가 없어서 였을까? 아니면 키우기 싫어서 였을까?
인재는 결국 타고난 것도 있지만 잘 키워 주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너도나도 갑자기 인재를 찾는다고 난리법석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인재가 그리도 없을까? 없는 것일까 아니면 찾기 싫은 것일까? 현직의 중진 정치인들은 미리미리 젊은 새싹을 키웠어야 한다. 인재를 찾는다고 지금 다들 전쟁을 할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키우고 있었어야 했다.
급히 마신물은 체한다고 했다. 물먹고 체하면 약도 없다. 인재(人才)를 찾는 과정을 보니 인재(人災 )의 시작처럼 보인다. 아직도 선거까지는 3개월여가 남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국회의원의 본문은 다하지 않고 당의 이익을 위해서 혈안이 될까?
인재를 찾을 수는 있을까? 인재영입 발표를 하고 며칠이 흘러갔다. 소리 소문없이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졌다. 종편의 패널들이 열심히 그날을 분석하느라 일주일이 흘러가는 것 같다.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 박사를 영입했다. 그리고 천정배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손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문재인 대표의 눈에는 김종인 박사가 더불어민주당을 살릴 인재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경제민주화를 외쳤던 그는 어쩌면 모호함의 상징이다. 경제민주화는 실체가 없다. 단어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경제가 어떻게 민주화가 될수 있나? 돌아서서 뜻을 같이 하지 않을때 상대의 험을 이야기 하느라 바빴던 그를 보았다. 어쩌면 문재인 대표의 단점을 폭풍처럼 뱉아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은 눈물의 입당식을 두 번이나 보여줬다. 국민의당도 인재영입에 바쁘다. 그런데 그들은 세비를 받으며 누구를 위하여 일을 하는가? 그들의 총선을 위해 일을 하는가? 아니면 권력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가? 인재를 영입하느라 바쁜 대표들은 국민을 한번이라도 바라보는 눈을 가져 주길 바란다. /류여해 수원대학교 법학과 겸임교수·형사법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