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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시신 훼손' 아버지, "나도 맞고 자랐지만 병원 간 적 없어"

2016-01-18 16:01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아들 시신을 훼손한 아버지가 어릴 때 체벌을 많이 받으며 자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은 동정과 ‘뻔한 변명’이라는 비난으로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수년간 집 냉장고에 보관해온 부모에 대해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구호조처 등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는 아들의 시신을 훼손 후 4년간 냉동 보관한 사건에서 숨진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34)가 어릴 때부터 친어머니에게 체벌을 많이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들을 투입해 A군 부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있으며, A군 아버지는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지만 병원에 간 적은 없었다"며 "아들이 숨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경찰서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A군 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홀어머니 아래서 과도한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요구받으며 자란 것으로 분석했다. 또 A군 어머니는 부모는 있지만 사실상 방임 상태에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부모 모두 자녀에 대한 정상적인 자녀관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A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들에 대한 체벌과 제재만이 적절한 훈육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이 불거지자 네티즌들은 “A군 아버지는 사이코패스인 것이 분명하다”, “자식을 냉장고에 넣고 버젓이 살다니, 정상인이 아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으나 심리 분석결과 사이코패스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군 부모의 범행이 극단적인 이기적 성향, 미숙한 자녀양육 형태, 경제적 상황의 복합적 작용으로 벌어졌다고 풀이했다.

한편 A군의 아버지는 앞서 지난 15일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 인터넷을 통해 경찰 체포시 대응요령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어 그는 아내가 경찰서에 출석하자 체포시 대응요령 등을 검색한 결과를 보내줬으며 경찰은 증거 인멸 여부와 기존 진술의 신빙성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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