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나면 이런 느낌" 제주공항 대기자 9만명…정부, 운항재개 방안 검토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이번 제주도 여행은 최악이다. 전쟁이 나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제주 전역에 몰아닥친 한파와 폭설, 강풍으로 하늘·바닷길이 모두 막혀 사흘째 완전히 고립된 제주 여행객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공항공사 추산 23일 2만여명, 24일 4만여명, 25일 2만9000여명 등 총 8만9000여명에 달한다./제주공항 운항중단 관련 모습. 사진=미디어펜

25일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기상상황으로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은 23일 296편, 24일 517편이 결항했으며 이날도 오후 8시까지 예정된 항공편 390여편이 운항 취소되는 등 사흘간 총 1200여편이 결항했다.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은 공항공사 추산 23일 2만여명, 24일 4만여명, 25일 2만9000여명 등 총 8만9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밤 항공권 대기표를 받고 제주 공항에서 체류한 한 시민은 "어제도 오늘(25일) 오전 9시에 비행기 운행한다고 했는데, 저녁 밤 8시로 바뀌었다. 기상 상황이 아직 좋지 않아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집에 가게 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밤에 2000명에 가까운 체류객이 제주공항 대합실에서 박스나 모포 등을 깔고 잠을 청하거나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잤다.

한 20대 여성은 "일요일, 비수기인데도 숙박업소 바가지가 너무 심하다. 제일 싼게 7~8만원이다. 그마저도 구할 수도 없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은 "차가 없으면 공항도 못 벗어나며, 택시비는 10만원 넘게 받는다고 들었다"며 "이미 여행 예산이 너무 깨져, 공항에서 나갈 엄두가 안나서 공항에서 노숙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공항이 사흘째 운항이 중단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제주공항에 대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 이날 정오 이후에 운항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