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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읍소 "정책금융기관이란게…"

2016-01-25 15:55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개최된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있다./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 올해 75조원 여신공급 계획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올해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창립 40주년, 사람으로 치면 불혹이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으로서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조선·해양산업의 천문학적 부실이 발생하자 정책금융을 향한 비토를 온 몸으로 맞았다. 

올 한해 역시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다. 미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신흥국 부채위기 등 대외적인 리스크와 함께 내수침체, 가계부채 등 내부적인 위기 등 외우내환의 암운이 수출 의존국인 우리나라 경제를 덮치고 있다.

이때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더욱 필요할 때다. 하지만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정책금융기관이란 태생적인 역할론에 반해 타 은행과의 고정이하여신(부채) 비율과 자기자본(BIS) 등 타 시중은행과 비교를 당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방만경영을 질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25일 은행회관에서 가진 2016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기관인 수은의 애환을 토로했다.

이 행장은 "정책금융기관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협조나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전세계적으로 과잉 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구조조정이나 신성장동력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빨리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정책금융의 역할이 커지는데 고정이하여신 증가, BIS비율 등을 지적하며 타 시중은행과 비교하는 일반적인 잣대로 판단하는데 여기에 곡해가 있다"며 "정책적으로 신성장동력을 개발하거나 가보지 않은 곳을 개척하는 등 수은으로서 상당히 어려운 경제 상황의 축으로 구조조정을 해야하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7%다. 전년 2.02%보다 0.15% 증가했다. SPP조선, 대선조선, 경남기업 등 조선, 건설업이 고정이하 여신의 78.7%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의 120.9%에 달하는 3조3000억원의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을 적립해야 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이유로 수은에 대해 방만경영이라며 질타를 받았다. 수은의 대출, 보증 등 지원 이후 부실이 발생했다는 점은 기업대출과 보증지원 심사과정에서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 수은은 이익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없을 때 정부가 부족액을 보전해줘야 하는 손실보전 공공기관으로 수출입은행의 부실보전과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결국 정부가 국민혈세로 지원해야 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BIS비율이란 건전성 지표다. 시중은행의 경우 여신활동을 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부실 우려에 대해 자본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물론 수은도 이에 해당된다. BIS비율을 감안해가며 정책금융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정부 재정으로 자본금을 충당하지만 수은은 수은채를 발행하는 등 위험도를 감수하고 자금조달을 한다.

시장의 불안정을 메꾸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중은행과 같은 위험도 관리 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 하는 숙명인 셈이다. 정부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부실문제가 아니라 여신활동에 필요한 정책금융의 대응이라는 것.

이 행장은 "수은이 여러 우리경제에 당면한 문제를 강하게 맞닥드려 조정역할을 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자본금을 충원시켜주는 것"이라며 "시장 실패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엄청난 충격으로 파탄에 일어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막으라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며 위험을 감수하며 뛰어든다"고 강조했다.

기업 위험을 정책금융이 떠안고 들어가야 하는 만큼 수은의 역할을 가능한 수용해 달라는 요청이다.

이 행장은 "최대한 노력으로 어려운 일을 가고 있는데 필연적으로 구조적으로 맡고 있는 역할인 만큼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은은 올해 75조원의 여신공급 계획을 세웠다. 대출 57조원, 보증 18조원이다. 전년(80조원) 보다 여신목표를 줄인 이유는 저유가에 따른 건설플랜트·조선 등 주요산업 수주 부진과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것이다. 물론 시장상황이 개선될 때 즉각적인 여신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보건의료, ICT, 문화컨텐츠 등 신성장산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수은의 다짐이다.

이 행장은 "지난해 수은은 정부로 부터 출자를 받은 것은 경제상황이 어려울때 췩약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불가피한 측면으로 봐달라"며 "수은의 리스크 관리가 우리 경제와 산업 안정화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립경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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