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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씨말라" 서울 월세 비중 첫 45% 돌파 …상반기중 50% 웃돌 전망

2016-02-02 10:42 | 이시경 기자 | ckyung@mediapen.com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집주인들이 주택의 임대수익을 겨냥, 반전세와 준월세를 포함한 월세로 속속 전환하면서 서울 임대주택에서 월세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5%를 넘어섰다.

2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주택 전·월세 거래량에서 월세가 45.42%를 차지, 한 달 전에 비해 2.15%포인트 오르면서 45%대를 넘어섰다.

   
▲ 서울시 전월세시장에서 월세 점유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5%를 돌파했다. 올들어 월세 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세여서 올해 상반기 중 50%를 넘어설 전망이다./미디어펜

서울시내 월세 비중은 지난해 3월 사상 처음으로 40%대(40.99%)를 돌파한 이후 불과 10개월만에 5%포인트 늘었다. 올들어 가파른 월세 비중 확대 추이를 감안할 때 상반기 중 50%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1월 중 월세는 주거 약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다가구와 다세대 등에서 크게 늘었다.  다가구(단독 포함)와 다세대(연립 포함)에서 1월 중 월세 비중은  57.25%와 41.83%로 한달 전에 각각 3.05%, 2.78% 포인트 급등했다.

아파트 월세가 전·월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들어 한달동안 0.7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지난 한해동안 10% 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건수에서 월세 비중은 28%였으며 1년 뒤인 지난달 38%로 크게 올랐다.

아파트 월세는 전세금 올리는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가 크개 늘어난 데 기인한다. 아파트 반전세의 월세 점유비중은 최근 1년동안 12% 포인트 가까이 급증, 지난 1월에 51%를 넘어섰다.

   
▲ 서울시내 월세 아파트에서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가 급증세다. 지난달 월세시장에서 반전세 점유비중은 51%를 넘어섰다./미디어펜

서울시 관계자는 “월세로 전환되는 주택이 1억원 이하 단독·다가구에서 1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세보증금이 거의 매매가격에 육박하면서 보증금 반환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부담으로 반전세 전환이 가속화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공인중개업계도 임대주택시장에서 전세의 월세(반전세 포함) 전환으로 전세가 품귀인 반면 월세가 대세라고 한목소리다.

종로구에 위치한 H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매물을 살펴보면 월세가 가장 찾기 편하다”며 “반전세도 부쩍 늘고 있는데, 전세가 가장 희귀하고 그나마 있는 전세 매물도 대부분 33평 이상 큰 평형대라서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한다”고 귀띔했다.

서초구의 S 부동산 관계자는 “수요량만 보면 전세, 반전세, 월세 순서로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매물은 그 반대다”라며 “특히 전세 상품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에 월세도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 전세 찾던 수요자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전국 150개 자치단체 2204개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도권에서 전세를 임차하려는 사람이 임대인보다 많다고 응답한 비율이 56.2%였다.

입주물량은 늘지 않고 전세 수요자들은 여전히 늘고 있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리츠투자자문협회 기획이사는 “향후 2~3년간 전세 매물은 감소하고 월세 물량은 증가해 월세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부동산 호황을 누리려고 분양권을 사재기로 산 사람들이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내년 봄부터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 매물을 많이 내놓을 것”이라며 “잔금 때문에 목돈이 필요한데 주택담보대출 등은 심사가 강화되므로 월세 대신 전세 매물이 늘어나고 동시에 전세가도 떨어져 전체적으로 ‘임대시장의 하향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세시장 용어 해설> 월세와 준월세, 반전세란?

임대시장은 크게 전세와 월세로 구분한다. 월세시장은 월세와 준월세, 반전세로 세분화한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8월 월세 유형을 보증금액에 따라 월세와와 준월세(중간 영역의 월세), 준전세(전세에 가까운 월세)로 나눠, 통계에 착수했다.

보증금별로 ▲월세(보증금이 월세액의 12배 이하인 경우)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액의 12~240배인 경우)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액에 240배 초과인 경우) 등으로 구분된다.

실례로 보증금이 1200만원에 월세가 1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월세로, 월세가 100만원이나 보증금이 1200만원을 초과하고 2억4,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준월세로, 보증금이 2억4000만원을 넘으며 월세가 100만원인 경우는 준전세로 보는 것이다.

전월세 공급자들은 다주택자들이 대부분이다. 저금리시대에 임대소득은 이자와 투자의 소득보다 높다. 따라서 다주택자의 상당수는 전세를 반전세 등 월세로 전환 중이다. 월세시장의 주 수요층인 저소득층, 즉 저소득과 소득이 줄면서 집을 사지 못하는 서민은 월세비중 증가와 월세 상승으로 주거 약자로 전락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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