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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기존 범죄 영화와 다른 정체성

2016-02-03 19:41 | 황국 기자 | yellow30@hanmail.net
   
▲ (사진=쇼박스 제공)
[미디어펜=황국 기자]범죄 영화는 짙은 남자의 향기를 내뿜는다. 또한 범죄 영화는 대부분 거친 액션과 낭자한 피로 하드보일드의 모습을 보인다. 이것이 범죄 영화가 '청불' 등급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영화 '검사외전'은 범죄 영화에 오락성까지 겸비해 다양한 연령층을 품겠다는 의도다. '15세 관람가 범죄 영화'인 '검사외전'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정체성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검사외전'은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이 허세 가득한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사외전'은 얼핏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듯 보인다. 대한민국 엘리트 계층 중 하나인 검사와 범죄자의 만남은 그만한 무게감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일형 감독은 영화 속 곳곳에 유머 코드를 집어 넣어 무거워 질 수 있는 영화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
   
▲ (사진=쇼박스 제공)
이런 유머는 비슷한 내용을 담은 '신세계'나 '내부자들'과 다른 코드다. '신세계'와 '내부자들'이 통렬한 블랙코미디로 현실에 날 선 비웃음을 날렸다면 '검사외전'은 상황에 맞는 코미디로 현실을 가볍게 풍자할 뿐이다. 관객들은 강렬하게 다가오는 블랙코미디에 호응은 할 수 있지만 웃지는 못한다. '검사외전'은 가벼운 풍자로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풍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각 대상의 특징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검사외전'은 충무로의 명배우들로 풍자의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 '검사외전'은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쌍천만배우에 등극한 황정민과 전작 '검은 사제들'로 여전한 클래스를 증명한 강동원이 주연을 맡았다. 또 연극, 드라마, 영화 등 폭 넓은 필모그래피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성민과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특유의 흡입력으로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박성웅이 조연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김응수, 신소율, 김원해, 주진모, 김병옥 등이 조연을 맡아 '검사외전'은 제대로 된 풍자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진=쇼박스 제공)
기존 범죄 영화들은 피 튀기는 액션과 짙은 하드보일드의 색채로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이 영화들은 남성들의 우정과 배신, 강렬한 인물 대비로 통쾌함과 분노, 감동 등의 감정을 자극했다. '검사외전'은 이런 범죄 영화들과 약간은 다른 방향성을 보인다. '검사외전'은 통쾌한 액션 신도 없고 남성들의 진한 우정도 없다. 하지만 '검사외전'은 호쾌한 인물들의 행동과 마지막 변재욱의 법정 변론 장면으로 강한 여운을 남긴다.
 
'검사외전'은 분명 범죄 영화다. 억울한 누명을 쓴 검사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기꾼과 버디플레이를 보이고 사기꾼의 가벼운 분위기가 극 전체의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지만 분명히 범죄 영화다. '검사외전'은 이런 아이러니에서부터 기존 범죄 영화와 다른 '검사외전'만의 정체성을 가진다. 관객들은 단순히 황정민, 강동원의 버디 플레이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외전'만의 정체성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3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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