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4월 13일로 다가온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지만 야권의 개편이 대대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테마주보다는 기존 대선 테마주의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별다른 호재 없이도 유력 대선 주자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면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 4월 13일로 다가온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일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문 대표가 1위를 지키면서 문 전 대표의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의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들휴브레인, 우리들제약, 바른손, 뉴보텍, 위노바 등이 문 대표의 테마주로 꼽힌다.
지난해 증시를 달궜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테마주도 여전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힘을 얻을수록 반 총장의 테마주도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을 높이 평가하면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올초 반 총장의 대선 후보 영입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반 총장의 새누리당 후보 출마설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반 총장의 테마주는 보성파워텍, 씨씨에스, 키스톤글로벌, 한창, 일야, 휘닉스소재, 삼보판지 등 다양하다.
이 중 비교적 새롭게 반 총장의 테마주로 합류한 키스톤글로벌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00원을 밑돌았지만 반 총장의 힘을 얻어 올해 들어 동전주를 벗어났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키스톤글로벌은 정크리스토퍼영 회장의 매제인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반 총장이 임명했던 최순홍 전 유엔 정보통신기술국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기문 테마주로 부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테마주도 무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여러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는 아니지만 2~3위를 오가면서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권력자” 발언과 더불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50여명과 만찬회동을 가지는 등 바싹 엎드렸던 그간의 행보와는 다르게 대선이 다가올수록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고 있다.
김 대표의 대선 출마에 대한 기대감은 새누리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2017년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의 테마주는 전방, 유유제약, 엔케이, 체시스, 대원전선 등이 꼽힌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테마주는 ‘창당 효과’가 사그라지면서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안철수 테마주 안랩의 경우 지난해 13일 안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4만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지난달 4일에는 장중 9만33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의 통합 소식에 다시 반짝 강세를 보인 안 대표의 테마주는 국민의당이 창당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안랩의 주가는 6만원대를 오가고 있고 써니전자와 다믈멀티미디어 등 다른 안 대표 테마주의 주가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대선이 2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이 어떻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의 테마주도 방향을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대선 테마주에 강력한 대응방침을 밝히고 있어 정치인 테마주가 이전과 같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이해선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4월 총선 관련 정치인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마주가 극성을 부리기 전에 이상거래를 잡아내는 '길목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