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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
대기업이 위험하다
. 웅진
·STX·동양까지 최근
1년 동안 대기업
3곳이 무너졌다
.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좌초한 것이다
. 사업확장이 화근이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화를 부른 것이다
.
사업확장과 무관한 기업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장기간 침체로 수많은 대기업의 재무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특히 해운과 건설 분야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급속히 올라갔다. 운영자금을 빚으로 해결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어난 일이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냥 경기회복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사주 매각, 계열사 매각, 토지·건물 매각 등 팔 수 있는 것을 내다 팔아야 할 처지다. 하지만 제값을 받고 팔기 쉽지 않다. 그동안 자식처럼 키워온 기업이 어찌 아깝지 않겠는가.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최근 LIG 그룹은 핵심계열사를 팔아 위기를 모면했다. 가장 귀한 것을 내놓는 것은 기업가에게 무척이나 아픈 일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면 빠른 결정을 해야 더 큰 화를 피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는 점차 가라앉고 있다. 이런 하락 추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경제지표가 살아난다고 하지만, 0.1~0.2%포인트 상승 또는 하락을 말하는 것이지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 경제 지표는 글로벌 수출 기업의 화려한 성적에 의해 발생하는 착시효과가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면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더구나 환율 변화에 따른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구조조정을 미루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일이 아니다.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선제적 구조조정만이 해법이다. 이미 전세계 나라와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호된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다. 우리만 예외일 수 있다는 생각은 그렇게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내수위축과 대기업까지 무너지는 현상은 1997년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한보에 이어 기아자동차까지 무수히 많은 대기업이 무너지면서 경제위기가 닥쳤다. 정치권은 정파싸움에 골몰해 경제관련 개혁법을 외면하고 있었고, 경직적 제도 속에서 무수히 많은 대기업이 무너졌다. 지금도 우리 정치권은 정파적 이해에 몰입된 싸움에 올인하고 있다. 경제가 무너져도 정권만 잡을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에는 기업을 사고파는 M&A에서 사업 또는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규제완화 및 구조조정 촉진 정책에 나서야 한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동 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유연화 정책이 나온 적이 있다. 얼마 못가서 다시 규제가 강화되고 비정규직법까지 나왔다. 또한 기업을 사고파는 일은 각종 규제에 막혀 여전히 쉽지 않다.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경영의 자율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규제와 제도가 유연한 기업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좀 더 분발해야 한다. 또한 기업가들은 펼쳐놓은 사업을 선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