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자본시장에 혁신이 일어날 것입니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예탁원의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유 사장은 “올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을 적극 지원해 실물증권 기반의 예탁제도를 전자증권제도로 전환, 본격적인 자본시장 핀테크산업 육성의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증권법 제정법안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다. 전자증권제는 증권의 발행과 유통 등이 실물이 아닌 전자 등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비용을 들여 발행한 종이 증권을 기반으로 유통이 이뤄지는 기존 증권예탁제도와는 다른 개념이다.
유 사장은 “자본시장에서의 혁신이 가능한 시기에 맞춰 전자증권법이 굉장히 시기적절하게 통과가 됐다”며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 등 새로운 기술은 전자증권법으로 뒷받침될 때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탁결제원은 블록체인(Blockchain)의 급속한 확산 등 글로벌 환경변화를 고려해 예탁결제산업의 경쟁환경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가 공동으로 거래정보를 검증·기록·보관해 공인된 제3자 없이 거래기록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유 사장은 “중앙청산소, 중앙매매시스템, 중앙예탁시스템 등 기존 사업모델의 급격한 변화가 요구될 것”이라며 “가장 대표적인 중앙서비스 업체라고 할 수 있는 예탁결제원도 블록체인의 거대한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예탁결제원은 올해 3월 시행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용 시스템을 마련하고 증권정보사업 확대 및 국제표준 법인식별기호(LEI) 이용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유 사장은 ISA 전용 시스템에 대해 “증권시장 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우정사업본부 등을 대상으로 후선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예탁결제원은 글로벌 리딩 중앙예탁결제회사(CSD)로 거듭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은 물론 이란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필리핀 등 해외에서 매우 구체적 수준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달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된 이란은 중동지역 내 몇 안 되는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 수요가 충분한 만큼 자본시장간 협력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고 말했다.이와 더불어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유 사장은 “성과주의 문화를 조직에 정착시키지 않고는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본다”며 “예탁결제원은 정부의 권고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이미 해왔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에 관해 유 사장은 “이번 정무위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4월에 다시 열리는 국회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안에 지주회사로 전환돼 예탁결제원과의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