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해양플랜트로 대규모 적자 폭탄을 맞은 조선업계가 ‘위험한’ 수주를 피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미경험 해양플랜트를 무리하게 수주했다가 지난해 공기 지연과 계약 취소의 후폭풍을 맞으며 조 단위 동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재경본부 산하에 위험관리부를 신설했다. 위험관리부는 법무검토, 견적원가관리, 수주견적시스템관리, 수주 의사결정프로세스관리 등 수주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전담한다. /사진=미디어펜 DB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재경본부 산하에 위험관리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4조가 넘는 사상최대의 적자가 발생, 채권단의 지원까지 받게 된 상황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다.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대우조선해양 위험관리부는 법무검토, 견적원가관리, 수주견적시스템관리, 수주 의사결정프로세스관리 등 수주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게 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수주의 질을 더 꼼꼼히 따져보고 수주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 독립부서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이번 달에 재경본부 산하에 위험관리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초 기획실내에 PRM(Project Risk Management)팀을 신설했다. PRM팀은 공사 수행능력 등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수주 시 계약서 검토 등 종합적인 리스크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2014년에 RM(Risk Management)팀을 신설해 수주 전후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왔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RM팀은 수주 전 단계에서는 안건심의회, 원가심의회, 리스크 검토회, 계약사항 검토회, 수주 심의회 등을 거쳐 수주물량을 심사하고 리스크 헷지(Risk hedge)가 가능한 프로젝트에 한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수주 후에도 공사 수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리스크를 집중 분석해 사전에 대응책을 수립한다. 원가상승과 공정지연을 초래하는 주요 지표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 수주한 프로젝트는 공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수주점검 뿐 아니라 해양프로젝트의 체인지 오더 발굴과 인센티브 확보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고 인도 일정 준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