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어려운 때가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LG는 우수한 연구개발(R&D)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시장선도의 기반이라는 구본무 회장의 철학 아래 인재 경영에 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마다 열리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해 각 계열사의 핵심 기술을 살펴보고, 뛰어난 R&D 성과를 거둔 연구개발팀을 직접 시상할 정도로 정성을 들이고 있다.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구본무 회장과 LG 최고경영진 / LG그룹
지난해 3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구본무 회장은 “산업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에 따라 소재와 부품 개발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 발 앞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한 차원 높은 연구개발과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원천 기술 개발에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러한 구본무 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LG 주요 계열사 CEO 등 최고 경영진들도 국내외우수 인재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LG전자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 겸 LG기술협의회 의장인 안승권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R&D 인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대학 이공계 연구실의 교수와 대학원생 130여명을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로 초청해 이들이 수행한 연구개발 성과를 시연, 전시하고 산학 간 혁신 기술을 공유하는 ‘LG-University Tech Fair’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안승권 사장을 비롯한 500여 명의 LG전자 임직원이 참석했고,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 관련 분야 임직원도 참관하는 등 큰 관심을 표했다.
LG전자는 최고 기술 전문가들이 멘토가 돼 이공계 석·박사 인재들과 1:1 결연을 맺고 지도 와 조언을 제공하는 ‘LG 드림 멘토링’도 운영 중이다. 전기, 전자, 통신, 소프트웨어 등 학생들의 관심 연구분야와 성장 비전 등을 고려해 최적의 멘토를 선정, 약 6개월 간 멘토링을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직접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강연을 펼치는 등 교류의 장을 열고 있다.
R&D 우수 인재확보를 위해 이공계 대학생을 사업장으로 초청, 채용상담과 디스플레이 산업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이색 채용설명회인 ‘테크니컬 톡(Technical Talk)’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파주 사업장에서 한상범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KAIST 등 수도권을 대표하는 11개 대학, 과학기술원 이공계 학생과 교수 등 총 520명이 함께한 ‘테크니컬 톡’을 열었다.
LG화학은 해외의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CEO가 직접 찾아가 회사를 알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BC(Business & Campus)투어’를 운영 중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샹그릴라 호텔에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내 주요 10여개 대학 학부생들을 초청해 ‘BC투어’를 직접 주관했다. 중국은 LG화학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40%가 발생하는 곳으로, 앞으로도 미래 성장 사업분야의 가장 큰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인재들이 하고 싶은 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는 점도 LG 인재경영의 특징으로 꼽힌다.
2013년 말부터 시장선도 상품 아이디어를 직원들이 직접 제안하고 사업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내 포털 ‘LG-LIFE(Leading Innovator Focused on Excellence)’이 대표적이다.
‘LG-LIFE’에서는 직원들이 시장선도 상품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사업화까지 도전 프로그램인 ‘LG 퓨처 챌린저(Future Challenger)’, 직원들의 아이디어 자유제안 공간인 ‘LG Dots’ 등 다양한 아이디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3년 말부터 시작된 ‘LG 퓨처챌린저’는 상상만 하던 아이디어를 사업화까지 연결해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시장선도’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특히 아이디어 제안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제안자가 리더가 돼 직접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실제 제품 사업화에도 참여할 수 있다.
우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함께 만들 팀원을 선발하기 위한 ‘잡 포스팅(Job Posting)’도 함께 진행된다. 서류,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된 팀원은 아이디어 제안자와 함께 현업을 떠나 프로토타입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사업화 아이디어에 선정된 팀은 수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되며, 사업화 추진 부서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LG는 이를 통해 전자, 화학, 통신 등 서로 다른 분야 인재들이 융·복합 기술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LG는 직원들의 아이디어 자유제안 공간인 ‘LG Dots’를 운영하고 있다. 제안된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는 계열사 임직원 전문가들로 구성된 150여명의 ‘아이디어 컨설턴트’에 의해 구체화된 후 다시 한 번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사업화 모델로 발전된다.
특히 ‘아이디어 컨설턴트’를 통해 정제된 LG 임직원의 우수 아이디어 중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디어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아이디어마켓’에 개방해 중소·벤처기업들이나 창업 희망자들이 사업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