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성추행 소지가 있는 게임을 강요했다가 비난을 받았던 건국대 학생회장단이 가독성이 떨어지는 입장표명문을 게재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건국대에 따르면 이 학교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문과대운영위원회는 전날인 3일 문과대학 건물 학과사무실 인근 벽에 장문의 사과문을 붙였다.
'안녕하십니까'로 시작되는 사과문은 자음이 너무 작은데 받침은 과도하게 크고, 자간이 매우 좁아 한눈에 읽기가 매우 불편하다.
학생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사과문 사진을 SNS에 올렸고, 네티즌도 이에 동의하며 학생회장단을 비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사과를 하랬지 무슨 쐐기문자로 글을 적고 앉아있다"며 회장단을 힐난했고 페이스북에서는 "아랍어 학과에서 쓴 듯" "쓰는 게 즐거웠을 것 같은 사과문이다" 등 날카로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논란을 일으킨 사과문의 '해독본'이 공유되고 있다.
그 내용에 따르면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등은 지난달 불거졌던 생명환경과학대학 OT 성추행 논란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으며, 해당 사건 관련 처분을 학교 양성평등상담실에 위임했다고 한다.
총학생회는 논란을 의식해 해당 사과문을 이날 철거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손글씨를 배운 학생이 1시간30분에 걸쳐 정성스레 썼는데 글씨체가 독특하다 보니 오해를 산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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