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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관위 파행…이한구 "황진하·홍문표 없이 계속"

2016-03-11 15:4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4·13 총선을 한달여 남기고 파행을 맞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발(發) 공천 살생부 파문에 이어 친박(親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의 비(非)박계 김 대표를 향한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계파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 2차 공천 심사 결과 경선지역 발표에서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가 친박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단독 결정으로 제외되자 비박계 공관위원들이 이 위원장의 '독선적 운영'을 주장하며 업무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비박계 인사로 공관위 부위원장 겸 간사를 맡은 황진하 사무총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원과 국민들께 죄송하지만 지금 이런걸 시정하지 않으면 공관위 업무에 대해 신뢰도 떨어지고 불신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인사로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간사를 맡은 황진하 사무총장(가운데)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한구 위원장을 비판, 회의 도중 나와서도 사퇴요구까지 거론하며 이 위원장을 겨냥했다.



황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 도중 나와 "김 대표가 (경선지역 발표 명단에서) 빠진 것을 다시 집어넣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명단 발표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는 게 절대 아니다"며 "민주적으로 회의체를 운영하고 총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하는 민주적인 회의 운영을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과의 반목이 계속될 경우 사퇴요구를 불사할 뜻도 밝혔다.

황 총장은 앞서 전날 같은 비박계 공관위원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과 함께 김 대표의 경선발표 보류에 반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익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3차 공천심사 발표도 연기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기습적인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로 응수하며 황 총장의 주장을 부정,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활동 중단을 선언한 두 공관위원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오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선지역 35곳과 단수추천지역 27곳 총 62곳의 20대 총선 공천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새누리당 비박계 공천관리위원들의 활동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강행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다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3차 발표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오늘 (공관위) 회의에 (황진하 홍문표) 두 분은 불참하고 나머지 전원이 참석해서 했다. 그리고 발표 내용은 사실상 어제 두 분이 계실 때 대략 합의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비박계 공관위원들의 반발에도 추가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발표할 수 있는 단계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두 분이 참석 안해도 심사는 계속한다. 결론은 못 내더라도 심의는 계속한다"고 못박았다.

두 공관위원과 의견 조율을 위한 회동 또는 간담회가 예정됐느냐는 질문엔 "따로 예정된 간담회도 만날 계획도 없다"며 "우리 회의가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빨리 참여하라는 얘기밖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안 들어와도 할 수 없다. 어떻게든 해야한다"며 "두 분 다 당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데 선거 준비를 외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를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황 총장 등의 지적에 대해 "그것이 사실인지는 여러분들이 다른 공관위원들에게 물어보라. 두 사람 빼고 그런 얘기를 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대표 경선지역 발표 보류를 계기로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정된 건 외부 발설하지 말자고 합의가 처음부터 됐는데, 두 사람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뿐"이라고 치부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같은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꾸 독선적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 말고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봐라"며 "누구 한 사람 얘기만 들으면 되겠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 경선 발표 요구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며 "(공관위와 위원장은) 독립적인데 누구든 그런 것을 강요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당시 3차 발표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며 "회의를 먼저 해야 되는 만큼 일단은 내가 두 사람을 기다려줘야 한다"고 하기도 했지만, 이내 강경대응으로 선회하면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작업의 향방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지막 후보자 면접을 '반쪽'으로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한편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견지해야만 공천관리 문제가 안 생길 것"이라며 "위원장 사퇴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면 풀릴 오해"라고 황 총장의 이 위원장 사퇴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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