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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비박, 공천 갈등 봉합…영남권·강남 등 4차 발표 촉각

2016-03-12 12:37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내에서 이한구 위원장과 극한 대립하던 비박(非박근혜)계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전날(11일) 하루만에 활동 중단을 철회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갈등 당사자였던 이한구 위원장과 황 총장, 홍 부총장 등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공동 회견을 열어 "갈등으로 비쳐진 부분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관위 정상 가동과 함께 공천 심사 업무 가속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12일 오전 11시 제4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4차 발표가 오후 공관위 회의 이후로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오면서 공관위 내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결정적인 갈등 촉발 계기였던 이 위원장의 김무성 대표의 지역(부산중·영도) 경선 발표 보류 결정이 번복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 지역의 경선 발표에 대해 "공관위가 발표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에 결정 자체를 뒤엎을 수 없다"면서 "주말께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지만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이 직접 입을 열지는 않았다.

새누리당 비박계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11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겨냥, 독선적·비민주적 공관위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두발언을 마치고 그는 회의 도중 퇴장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공관위 내홍은 이 위원장이 10일 2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에서 김 대표의 지역을 최고위 합의와 달리 경선 발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일어났다. 이 위원장의 결정에 황 총장과 홍 부총장은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 심사 업무 중단을 선언했다.

이튿날인 11일 오전 각각 홍 부총장은 TBS라디오에 출연, 황 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당 대표에 관한 사항까지도 공관위원장이란 이름으로 독선적으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아 규탄했다. 특히 황 총장은 이 위원장의 사퇴요구도 불사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같은날 정오쯤 당사에서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 강행으로 응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두 위원의 부재에도 공천 심사 업무를 지속할 방침을 밝히며 "두 사람은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뿐이다. 고위당직자들이 선거 준비를 외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비박계 공관위원들의 활동 중단에도 불구, 11일 정오쯤 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강행했다./사진=미디어펜



이 위원장의 발표 소식을 접한 홍 부총장은 오후 여의도 당사로 향했다. 그러다 이 위원장과 1층 로비에서 마주친 뒤 양측은 6층 회의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올라가는 중 공개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 위원장이 "회의는 안나오고 라디오 인터뷰만 하느냐"고 꼬집자 홍 부총장은 "오늘 그렇게 뵈려고 해도 용안을 뵐 수가 없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몇 차례 연락했다. 우리가 바보인줄 아느냐"면서 "자꾸 그런 식으로 하지마라. 아까 우리 위원들 모였는데 (홍 부총장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으니까 좀 조심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 부총장은 "그러니까 좀 들어보려고, 무슨 성토대회가 열렸는지"라며 "(발표를) 밀어붙이면 돼요? 들어주실 것은 들어주셔야지"라고 항의했다. 또한 홍 부총장이 "자꾸 언론에 싸움 붙이지 말라"고 지적하자 이 위원장은 "언론이 문제가 아니라, 자꾸 쓸데없는 얘기를 하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결국 회의에는 홍 부총장은 물론 황 총장도 참석, 약 4시간 뒤인 오후 6시에는 이 위원장과 함께 웃는 얼굴로 당사 기자실을 찾아 수습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위원장이 "앞으로 더 많은 소통으로 공관위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전 구성원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현안으로 부각된 문제는 빠른 시일내 해결하기로 했다"며 "또 빠른 공천 결정을 바라는 전국 예비후보자들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공천심사 속도를 더 빠르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사무총장은 회견 직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그렇게 하지 말자고 양해됐다"며 "정상적으로 토의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경선 발표에 대해선 "'현안은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한다'라는 말에 함축 돼 있다"고 해석했다. 홍 부총장은 "(우리는) 야당하곤 다르다. 거긴 한번 깨지면 수습이 안 되는데 우리는 깨졌다 붙었다 잘하잖느냐"라고 갈등 봉합을 알렸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253개 지역구 중 절반이 조금 넘는 133곳의 공천안을 발표했으며, 현역 의원 컷오프 대상자는 3선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이 유일하다. 12일에는 김 대표의 지역 경선 발표와 함께 40여 곳의 공천 후보자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금일 11시로 예정된 4차 명단 발표는 오후 공관위 회의 이후로 변경됐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자를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향후 아직 공천 결과 발표가 나지 않은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과 서울 강남 등 민감한 지역의 공천을 놓고 친(親)박계 이 위원장과 비박계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이 위원장이 10일 "당 강세 지역에서는 당이 추구하는 방향의 인재가 좀 더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고 전략공천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후보군을 최대한 물색, 막바지에 발표할 가능성이 짙다. 그때까지 친박계와 상향식 공천에 정치적 생명을 건 김 대표 등 비박계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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