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농약이 들어간 사이다와 두유에 이어 최근 발생한 ‘농약 소주’ 사건에서 가해자가 특정인을 노렸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은 ‘농약 소주’ 사건이 발생한 경북 청송 마을회관에 독극물 소주가 보관된 김치냉장고뿐만 아니라 일반 냉장고도 있어 특정인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13일 밝혔다.
일반 냉장고에는 음료수와 맥주 등을 주로 보관 중이었으며, 여기서는 범죄 관련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주로 마시는 박모씨(63·사망)·허모씨(68·중상) 등 특정인을 노리고 농약이 든 소주를 일부러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소주병의 마개와 김치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소주병의 마개를 통해 제조일자 등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 문제의 소주가 냉장고에 들어간 경위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말다툼이나 원한이 맺힐 만한 일이 있었는지도 확인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인들이 모여 사는 지방 마을에서 이처럼 독극물을 이용한 범죄가 꾸준히 일어나자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올초 충남 부여에서는 70대 김씨가 50대 이웃 최씨를 ‘농약 두유’로 살해하려던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두유 한 상자에 무색무취 농약 ‘메소밀’을 넣어 선물처럼 최씨의 집 앞마당에 놓아두었다.
30년을 알고 지낸 최씨에 대한 살해 동기는 ‘나이도 어린 최씨가 나(김씨)에 대해 험담을 하고 생활용수를 농업용수로 쓰는 것을 보고 화가 났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해 경북 상주의 한 마을에선 ‘농약 사이다 사건’이 발생, 할머니 6명이 사이다를 마셨다가 숨지거나 중태에 빠져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해당 사건의 범인인 82세의 노파 박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도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