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정부와 금융 당국이 '국민 재산증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전격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그도 그럴것이 3개월 후 각 금융회사마다 ISA 운용 수익률 공개할 예정이어서 꼼꼼히 비교해가며 가입하겠다는 분위기다.
ISA는 예‧적금,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통합해 관리하면서 얻은 수익에 대해 200만 원(총 급여 연5000만 원 이하의 경우 250만 원)까지는 이자소득세 15.4%를 물리지 않는 신상품이다. 비과세 혜택 기간은 가입 시점으로부터 5년간이며 연간 투자한도는 2000만 원, 최대 1억 원이다.
ISA가 14일 전격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4일 기자가 직접 서울 여의도 인근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영업점들을 방문해 문의한 결과 ISA 출시 첫날 고객들의 문의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은행 여의도지점의 한 창구직원은 "월요일인데다 ISA에 대한 관심 자체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라며 "지금 시점에서 ISA 신규가입은 은행권의 지인을 통해 창구를 개설하는 '실적용'이 다수"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의도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창구에 문의해본 결과 이날 오후까지 ISA에 대한 가입문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다만 은행권과 증권사 모두에서 ISA 상품에 대한 세부설명 없이 이벤트나 경품 홍보부터 먼저 하는 '묻지마'식 영업행태는 많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은행에 대한 ISA 가입문의가 적은 데에는 '일임형' 상품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원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은행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이 포트폴리오를 주체적으로 만들어 운용해야 하는 신탁형 ISA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금융기관이 대신 계좌를 운용해 주는 일임형 ISA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지만 은행의 경우 일임형 상품을 아직 내놓지 못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일임형 상품을 내놓는 시점은 투자일임업 등록 절차가 완료되는 내달 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행여 금융당국과 언론의 관심에 떠밀려 성급하게 ISA에 가입했다간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투자협회 비교공시 사이트에는 ISA 출시 후 3개월 안에 각 금융사들의 수익률과 수수료 등이 게재된다. 전문가들은 "ISA의 경우 원금보장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므로 은행들이 내놓을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가입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오는 6월부터는 인터넷으로도 ISA 가입을 할 수 있어 편의성이 증대된다.
결국 진정한 'ISA 쩐의 전쟁'은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일임형 상품을 내놓는 내달 말경 시작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