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한·미 FTA 4주년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FTA 수혜 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20%로 지난 2008년 2.29%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를 체결한 2013년에는 2.75%로 2012년 2.59%에서 크게 올랐다. 이후 2014년 2.97%로 증가 폭을 확대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698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의 점유율은 2000년 12.05%나 됐으나,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5.85%로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역대 최저치인 2.65%p로 좁혀졌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FTA 수혜품목(FTA에 따른 관세 철폐 또는 인하 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해 주요 경쟁국인 일본(-7.8%)과 중국(4.2%)의 대미 수출 증가율보다 훨씬 앞섰다.
지난해 미국 전체의 FTA 수혜품목 수입이 11.9% 감소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과다.
FTA 수혜 품목 중에서는 전기전자(12.5%), 기계(12.4%), 고무(11.3%), 농수산식품(12.9%) 분야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FTA 수출 활용률은 지난해 71.1%로 나타났다. FTA 수혜가 가능한 전체 품목의 수출 총액 235억5천만달러 가운데 167억5천만달러가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품(84.9%)과 고무 타이어(99.5%)의 FTA 활용률이 특히 높았다. 두 품목은 한·미 FTA 체결을 통해 각각 2.5%와 4%의 관세율 철폐 효과를 얻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 440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승용차, 액화석유가스(LPG)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이 증가했지만 곡물, 사료, 의약품 등의 수입이 줄면서 전체 규모가 줄었다.
당초 한·미 FTA 체결 때 우려했던 농축수산물 분야의 수입은 10.3% 감소했다.
미국산 승용차 수입의 경우 지난 4년간 연평균 36.6%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32.6%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무관세(4%→0%)가 적용됨에 따라 관세 철폐 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승용차의 대미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유지되던 2.5%의 관세가 역시 올해 완전히 철폐됐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자동차 부품, 산업용 보일러, 밸브 등 중소기업 수출 품목에서도 FTA를 통한 수출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