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직장인 A씨(34, 남)는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본가에서 나와 3개월 전부터 독립생활을 시작했다. 바쁜 업무를 끝내고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슈퍼마켓을 꼭 들른다. 바로 생수를 사기 위해서다. 매번 무거운 생수를 사서 들고 오기 번거로워 인터넷에 정수기를 찾아봤다. 월급도 적은데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고민 끝에 저렴한 가격에 관리까지 해주는 정수기를 렌탈하기로 결심했다.
#주부 B씨(42, 여)는 두 아이의 엄마다. 최근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이맘때가 되면 4살된 둘째 아이의 천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매일 청소를 하고 있지만 창문을 열어놓으면 말짱도루묵이다. 집안 환경을 바꾸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려고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자주 갈아줘야 하는 필터도 걱정이다. 결국 월 3만원대 공기청정기 렌탈을 신청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이 생활 속 필수 가전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최근 경기 불황으로 비싼 가전 제품을 사기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렌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이 생활 속 필수 가전으로 떠올랐다. /코웨이 홍보 영상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렌탈업체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등의 렌탈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와 소비자의 렌탈에 대한 인식변화, 그리고 렌탈 제품 다양화 등이 진행되면서 렌탈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렌탈 선두주자인 코웨이의 성장은 가파르다. 코웨이는 지난해 렌탈 계정수는 약 483만이다. 2013년은 약 443만, 2014년은 460만으로 나타났다.
코웨이의 렌탈 계정수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해약률은 낮다. 코웨이 관계자는 "해약률은 약 1%수준"이라며 "코웨이는 사후관리자 코디들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덕"이라고 말했다.
코웨이는 1998년 렌탈 업계 최초로 코디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현재는 약 1만3000여명의 코디가 활동하고 있다. 가전제품이 설치된 기업이나 가정을 직접 방문해 관리해준다.
후발업체인 동양매직도 계속 성장 중이다. 2013년 약 53만의 렌탈 계정수는 작년 약 75만으로, 약 22만의 계정수가 증가했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렌트 업체는 성능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사후 관리로 보다 나은 품질을 항상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양매직은 정수기 뿐만 아니라 식기세척기와 가스렌즈 렌탈도 늘어나고 있다. 그는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과하고 한달에 5000대에서 1만대씩 늘고 있다"며 "카드 혜택을 받으면 한달에 약 5000원 정도면 사용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도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트 총 판매대수가 2015년 약 45만을 넘었다. 2013년은 38만대, 2014년은 42만대로 매년 판매대수가 늘고 있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는 등 고급 정수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청호나이스는 렌트의 58%를 정수기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정수기의 인기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유를 하기 보다는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가전렌탈은 경제적인 부담은 덜어 주면서도 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는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