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대 총선 후보 등록일인 24일을 하루 앞둔 23일 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무소속 출마 선언과 맞물려 비박(非박근혜)계인 이재오ㆍ주호영ㆍ류성걸 의원까지 무더기로 탈당했다.
공직선거법상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위한 당적 변경 시한은 후보등록일 직전인 23일 자정까지이기 때문이다.
공천 결과에 불복해 당을 먼저 떠난 김태환 조해진 권은희 안상수 진영 강길부 윤상현 의원과 이들을 합하면 총 11명이 탈당, 새누리당 전체 의석수는 157석에서 146석으로 줄면서 과반 의석이 무너졌다.
19대 국회 재적 인원은 이날 현재 292명으로 과반 의석은 절반인 146석보다 1석 많은 147석이다.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 이하 정당이 된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당 정체성 논란으로 공천이 거듭 보류돼온 유승민(대구 동구을) 새누리당 의원이 총선 후보 등록일 전날인 23일 결국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헌법상 국회의 일반적인 의결 정족수는 원칙적으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규정돼 있어 실질적으로 새누리당 단독의 입법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임시국회가 열려 있고, 19대 국회의 임기도 남아있지만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법안,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입법과제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컷오프 대상자 중 '유승민계'로 꼽히는 김희국·이종훈 의원은 출마를 포기하고 당 잔류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져 더 이상의 탈당행렬은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비박계 무소속 연대가 현실화한다면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탈당파 의원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예비후보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 의원 공천 보류 장기화로 중도층 유권자가 다수인 수도권 여론도 악화하는 양상이며,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지역에서 유 의원을 필두로 한 탈당파와의 선거전 난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