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천안함 침몰 후 제기돼 아직까지 생존용사 58명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괴담들 모두, 지난 6년간 근거 없는 거짓으로 하나씩 규명됐다.
당시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 아니며 다른 이유로 침몰했다는 괴담은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 처음 유포됐고, 국회의원들이 해당 유언비어를 질의응답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더욱 확산된 바 있다.
하지만 좌초·선체피로·美잠수함 충돌·기뢰폭발·1번 글씨 조작설 등의 천안함 괴담은 각각 국립수산과학원 분석, 인양 후 선체확인, 잠수함 행적 추적, 기뢰제거·불능 확인, 일련번호 사례 제시 및 전문가 논문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좌초설은 천안함이 암초에 부딪쳐 좌초되었다는 주장인데, 침몰 해역은 암초 없이 수심이 30m 이상이고 함정들이 수시로 항해하는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민주당 추천 합동조사단 위원인 신 모씨는 어뢰추진체에 붙은 붉은 멍게 사진을 제시하며 좌초설을 주장했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무생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를 내놔 근거 없는 억측으로 밝혀졌다.
선체피로설도 제기되었으나 천안함의 절단된 면을 보면 좌현 3m, 우현 10m가 소실됐고 직접 타격 받은 가스터빈이 완전히 소손된 것으로 확인돼 신빙성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잠수함 충돌설은 당시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에 참가했던 미 원자력추진 잠수함(컬럼비아호 또는 하와이호)이 천안함과 부딪혔다는 주장이다.
이는 7000t 이상의 미국 잠수함(SSN)이 수심이 30~40m밖에 안 되는 백령도 해역에 물리적으로 진입할 수 없음을 간과한 '루머'로 판명됐다. 훈련 당시 미국 잠수함 행적을 추적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기뢰폭발설은 과거 우리 해군이 북한 상륙을 저지코자 1977년 백령도 앞에 설치했던 30여발의 MK-6 개량형 기뢰 중 하나가 천안함 스크류에 끌려 올라와 충돌, 폭발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1985년 폭발을 촉발하는 케이블이 절단됐고 컨트롤 박스마저 제거돼 기뢰는 불능화된 상태였다. 우리 군은 2008년 2개월 간 수색해서 남아있던 기뢰 모두를 제거하기도 했다.
1번 글씨 조작설은 ‘북한에서는 일련번호 1번을 쓰지 않고 1호를 쓴다’는 주장과 ‘어뢰 폭발 시 생기는 엄청난 고열로 유성잉크로 쓰인 1번 글씨는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 제기로 요약된다.
북한에서 1번이라고 표기한 사례가 제시되어 ‘일련번호 1호’ 주장은 허위로 판명됐다.
유성잉크 증거 조작설은 “어뢰 폭발 때 생기는 3000도의 화염이 단열 팽창하면서 0.1초 만에 상온까지 냉각하기 때문에 1번 글씨가 쓰인 철판 뒷면의 온도는 0.1도도 올라가지 않는다”는 송태호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의 논문으로 반박됐다.
이러한 5대 괴담 외에 제기된 자작극설·한미합작설은 북한의 대남흑색선전과 일치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소행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한국에서 유포된 ‘천안함 괴담’을 논리로 내세우기도 했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은 북의 기습어뢰공격으로 폭침됐다. 올해로 6주기다. 생존용사 58명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5대 괴담은 모두 근거 없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2015년 3월 한남대학교 학생들이 교내 추모공간을 찾아 천안함 46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
당시 정부는 천안함 폭침의 실체 규명을 위해 군 합동조사단을 구성, 조사에 착수했고 북한의 소행임을 확인했다.
국내 10개 전문기관 전문가 25명과 군 전문가 22명, 미국·호주·영국·스웨덴 전문가 24명, 국회추천 전문위원 3명이 참여해 과학수사 및 폭팔유형분석, 선체구조관리, 정보분석 4개 분과로 나누어 조사했다.
조사단은 어뢰 추진동력장치와 추진모터·조종장치를 수거해 북한의 수출용 어뢰소개자료 상의 설계도와 크기·모양에서 일치하는 점, 피격된 천안함에 달라붙은 알루미늄 산화물이 어뢰 추진체에서도 발견된 것을 확인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2∼3일 전 북한 황해도 해군기지에서 북한 잠수정과 지원함정이 출발했고, 피격 2∼3일 후 귀환한 위성 영상도 확인, 이를 통해 북한의 소행임을 거듭 규명했다.
다국적연합 정보분석팀 또한 “북한 소형 잠수정으로부터 발사된 어뢰로 인해 외부수중폭발, 침몰됐다”고 결론 내렸지만, 북한은 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작년 3월 25일 해병대 제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잠수정이 몰래 침투해 천안함을 타격한 후 북한으로 도주했다”며, 천안함 폭침 5주기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