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유승민 의원이 유세전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 등 ‘배신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연일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부르짖으며 현 정부와 새누리당을 공격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 선거전에 접어들면서 대학생인 딸의 재산이 2억 원에 달하고, 유세장에서 “지금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만 있어서 그래요”라는 발언으로 당원의 거센 항의를 받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유승민 후보의 재산신고서에 따르면 대학 4학년인 유 의원의 딸 유담(22·동국대학교 법학과 4학년)씨의 예금은 1억7000만 원과 보험 1600만원으로 신고돼 총 재산이 2억 원에 가깝다. 2억 원이라는 큰 돈은 일반 대학생이 모을 수 없는 거액인 만큼 증여 의혹과 함께 갖가지 추측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댓글란에 "저 나이에 저 액수가 착실하다고 모아지나?", "22살에 어떻게 2억을 저축하나? 경제 민주화되어서 그런가?", "증여세는 납부했냐?" 등 의혹과 비난의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저축과 세뱃돈이라는 해명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숨어 있는 금수저는 따로 있었다”며 배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정의로운 보수’를 부르짖어 온 유 후보가 정작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는 떳떳이 밝히고 있지 않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여도 자기 눈의 대들보는 외면하고 있다. '유승민 띄우기'를 통해 새누리당의 낙선을 노리고 있는 야당과 친노좌익 매체들은 유승민 후보의 딸 거액 의혹에 대해서는 보도조차하지 않고 있어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유승민 의원이 유세전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 등 ‘배신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후보가 유세장에서 한 “지금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만 있어서 그래요”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유 후보의 발언에 거칠게 항의하는 시민의 영상이 올랐다. 유 후보의 발언에 현장에 있던 새누리당 한 여성당원은 “아니 간신이라고 말하면 안되죠. 같은 당원이라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 당원은 “지금 대구가 엉망이 됐잖아요. 대구가. 대구가 지금 유승민 의원 한 사람 때문에. 새누리당도 엉망이고”라며 “(박근혜 대통령) 만들었으면 도와줘야 하잖아요. 도와줘야 하는데 안도와 주고 계속 반대만 하고…”라며 몰아 붙였다. 이 당원은 “말하는 것은 좋은데 내 생각에는 그래요”라며 충고까지 곁들였다.
딸의 거액 통장잔고 의혹과 구설에 휩싸인 유승민 후보는 1일 대구시 동구 선거관리위원회와 KBS대구방송이 주관한 ‘20대 총선 후보자 법정토론회’에 출연해서도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신념에 변함이 없다”며 여전히 자기정치의 주장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 재정적자가 22조 원이 넘는 만큼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며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란 얘기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얘기를 했는데 왜 제가 한 말만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물귀신 작전까지 폈다.
유승민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도“이 정부의 경제민주화 성과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등 집권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야당 친화적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또 "권력이 찍어 눌러도 굴하지 않는 대구 시민의 힘을 전국에 보여 달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이 끝나면 대구 정치의 미래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구 시민들이 진지하게 선택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며 정치적 희생양임을 강조했다. 자신이 몸 담았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욕보이며 동정심에 읍소하는 모습은 ‘배신의 정치’ 본색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유 후보는 이날 무소속으로 대구 동갑에 출마한 류성걸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정종섭 대구 동갑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 해도 ‘그건 사람도리가 아니니 못 나간다’고 말해야 한다”며 “(나라면) 절대 출마 안 한다”고 의리를 들먹였다.
집권당의 원내대표로서 정부의 정책을 공감하기는커녕 반기를 든 유 의원이 정치적 의리를 들먹일 자격은 없다. 유 후보는 집권당 원내대표로 나선 국회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반정부·정책적 발언으로 야당의 박수세례를 받았다. 위헌임에도 국회법을 야당과 야합으로 처리했다. 의리 운운할 자격이 없다.
유승민 후보는 딸의 거액 통장 잔고에 대해 먼저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만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 본인의 정체성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정치 희생양이자 대통령에 바른 말 하는 정치인이라는 코스프레도 당장 멈춰야 한다. 배신의 정치를 넘어 배반의 정치로 가는 유 후보에게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심판을 내릴지 자못 궁금해진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