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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一與多野' 분당갑 권혁세 우세…김병관 단일화 목소리

2016-04-04 18:40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은 이른바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리는 오랜 여당 텃밭이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당시 민주통합당을 9800여표 차로 이겼고, 18대 대선에서도 여당 우세를 보였다.

다만 20대 총선 들어 선거구 개편으로 여권 우세지역인 수내1·2동이 분당을로 옮겨 가고 10년 공공임대주택이 6000여 가구 늘어 유권자 분포가 야권에 유리해진 점,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야권 후보 이재명 현 성남시장이 여당 후보보다 11.01%p 높게 득표한 점을 감안하면 판세를 쉽게 점칠 수만은 없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경제'를 화두로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분당갑 역내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인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 김병관 후보를 전략공천, 벤처 정신을 내세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에 새누리당은 경제관료 출신 권혁세 후보로 맞불을 놨고, 제3당 위상 확보를 노리는 국민의당은 시민운동가 출신 염오봉 후보를 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됐다.

20대 총선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에 출마한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왼쪽)와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사진=각 후보 공식사이트 캡처



기호 1번 권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같은 경력이 주는 경제전문가 이미지에 착안, 그의 선거캠프 이름도 '베테랑 캠프'라고 지었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진박'으로 분류되는 권 후보는 당 공천관리위로부터 지난달 15일 지역구 현역인 이종훈 의원 대신 단수추천 받았지만, 최고위 의결이 지연되면서 총선후보 등록시작일 전날(23일)에야 공천안이 추인되는 등 난관을 겪었다.

권 후보는 ▲판교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 해결 ▲노후화된 분당 신도시 재생 ▲판교 테크노벨리 육성 ▲엄마와 아이 및 청소년 ▲청년 ▲어르신 ▲동네 경제 ▲교통·안전 관련 약속을 10대 진심 공약으로 내놨다. 그는 특히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가 과도하게 책정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법 시행령 개정 등을 공약하고 있으며, 야권 후보들 역시 이 문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호 2번 김 후보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두 번째 외부 영입인사로, 지난 1월3일 입당을 공식화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NHN 게임즈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상장 주식 100대 부호 순위권에도 포함됐다. 그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웹젠은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으로 2015년 상반기 900억대 매출을 올리는 등 흥행가도에 있다.

김 후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휘하의 비대위원으로 활동해왔다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분당갑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그는 ▲청년 ▲어르신 ▲보육과 교육 ▲명품 분당·판교 ▲대한민국 경제살리기 등을 위한 '5대 성공약속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두 후보간 지지율 추이는 권 후보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권 후보가 42%의 지지율로 김 후보(27.8%)를 14.2%p차로 따돌렸다. 염오봉 국민의당 후보는 9.5%를 기록하며 두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야권의 표 분산으로 상위 두 후보간 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같은 상황 인식에 따라 김 후보는 염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의지를 피력해왔지만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돼 후보 사퇴 표시가 불가능해진 이날까지도 야권 연대는 요원한 상황이다.

김 후보는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 "성남지역 시민단체들도 야권 후보 연대를 많이 촉구하고 있지만 염 후보가 중앙당 차원의 지침 때문에 연대를 거부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당 차원 연대가 어렵긴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입각해 후보 차원의 연대가 꼭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그는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향해서도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안 대표는 "단일화를 하더라도 확장성이 큰 국민의당 후보가 승리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한편 김 후보는 총선 맞수인 권 후보에 대한 견제를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와 관련 "결과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면서 공직자 출신인 권 후보의 경력에 대해 "공직생활을 오래해서 관료주의나 경직성 등이 정치를 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기업을 하면서 관료주의나 규제주의를 넘어 성공신화를 쓴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권 후보는 같은 방송에서 선거 판세와 관련 "지금 상당히 상황이 쉬울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몸을 낮췄다. 김 후보에 대해선 "저보다 젊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평가한 뒤 "저는 김 후보처럼 게임업 한 분야에만 종사하지 않았고, 청와대나 총리실 등에서 국가 경제 전반을 조정해본 경험이 있어 복잡한 국가나 지역 현안 문제를 푸는 데 좀 강점이 있지 않나"라고 자평했다.

자신을 '진박'(진짜 親박근혜) 인사로 보는 시각엔 "저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도 핵심으로 일해온 사람이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바로 불러났다"며 "공무원 출신인 저를 계파에 넣어 편가르기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부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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