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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대화방 있었다"…'대통령 저격' 거짓 해명?

2016-04-06 11:36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대한민국 경찰 요직과 변호사를 거친 사법고시 출신의 국회의원 권은희. 그가 현직 국가 원수인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하겠다고 나섰다. 다음은 국보위를 겨냥했다. 아마 국보위 전력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이 경악스럽다. 군복 차림에 총을 든 권은희 사진 밑에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큼직한 문구로 도배했다.

4·13 총선에서 권은희는 국민의당 광주 광산을 후보로 출마했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국민드라마로 떠오른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선거용 포스터가 등장했다. '태양의 후예'는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달구며 '별에서 온 그대'를 잇는 한류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권은희 후보측에 따르면 권 후보 지지자가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문제의 포스터를 보내줬다. 권 후보의 비서는 포스터를  SNS 대화방에 올리며 '적극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논란이 일자 권은희 후보측은 포스터를 삭제하고 해명을 내놨다. "선대위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그런데 이게 또 말썽을 불러 일으켰다.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던 권은희 후보가 버젓이 대화방에 참여한 것으로 5일 알려지면서 거짓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하루 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권은희 포스터와 관련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가 원수인 박근혜 대통령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 선거 포스터. 권은희 후보는 논란이 확산되자 포스터를 삭제했지만 거짓 해명 의혹을 사고 있다.


1974년생으로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권은희는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후 2004년 변호사 개업을 했지만 1년 뒤 변호사 사임계를 내고 경찰에 투신했다. 2005년 경정 특별채용으로 경기용인경찰서 수사과장, 경찰청 경무기획국 법무과, 서울서초경찰서 수사과장, 서울서대문경찰서 수사과장, 서울마포경찰서 수사과장,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서울송파경찰서 수사과장, 서울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지냈다. 2016년 6월 경찰복을 벗기까지 주로 사법계열에서 일했다.

권은희는 10여년을 경찰요직에서 보냈다. 권은희가 경찰복을 벗어 던지고 정치인으로 변신 한 건 '국정원 댓글녀' 수사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권은희는 서울경찰청장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사표를 던졌다. 권은희가 외압에 맞선 '광주의 딸'이 되는 순간이었다. 박근혜 정부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돼 있던 야당은 외압론을 부풀려 갔고 권은희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7·30 재보궐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제19대 국회의원이 되었고 '광주의 딸'로 화려하게 등극했다.

권은희에 의해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기소됐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은희는 되레 현재 모해위증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더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권은희는 탈당을 선언하고 지난 1월 11일 안철수의 국민의당 행을 택했다. 그리고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깃발로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다. 경찰 공무원 출신의 신인 정치인 치고는 기막힌 변신이다. 

이쯤에서 그의 총구가 김정은이 아니라 국가 원수인 대통령과 제 1야당  김종인 대표를 겨냥한 것이 단순한 실수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느껴졌던 그의 증오심에서 온 기시감 탓인가. 하지만 백번 양보해도 권은희 행태는 잘못됐다. 한 때 경찰 공무원이었던 그가 대통령 저격수를 자처하며 총을 겨누다니…. 그것도 금배지 달겠다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판에서. 대통령을 저격하고서라도 금배지를 달겠다는 그의 욕망에 소름이 끼친다.

'정의'도 없고 '의리'도 없고 '예의'도 없다. 대통령을 모독하고 더 나아가 국민을 모독하고도 반성이 없다. 되레 자신의 선거를 돕는 아랫사람들의 책임으로 돌리려한 행태가 국회의원의 자격은 고사하고 인격적 자질까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대통령 저격 포스터'는 선거포스터가 아니라 증오심으로 가득 찬 광기다. 

권은희 후보측 지지자가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제작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캡쳐


'새정치'의 기치를 내건 국민의당도 더 이상 '대통령 저격수'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과도한 민주화와 좌경화가 초래한 적폐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국회에서 다시 발 붙이게 해서는 안된다. 권은희가 말하는 '정의'가 대통령 저격과 국가 안보에 대한 증오라면 김정은의 망동이 살아 날뛰는 대한민국에서는 자격상실이다.

권은희 후보가 변명만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의당이 선택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한 만큼 "있을 수 없는 일"을 "있을 수 있는 일"로 덮어서는 결코 안된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새정치'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태양의 후예' 군인들을 모욕한 점도 사과해야 한다. '태양의 후예' 극중 유시진역의 송중기는 말한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누군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나와 내 가족, 강 선생과 강 선생 가족, 그 가족의 소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또 있다. 특전사사령부 사령관 윤 중장역의 강신일의 대사를 이 땅의 모든 정치인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어이 정치인. 당신들에게 국가 안보란 밀실에서 하는 정치이고 카메라 앞에서 떠드는 외교인지는 몰라도, 내 부하들에게 청춘 다 바쳐 지키는 조국이고 목숨 다 바쳐 수행하는 임무이자 명령이다." "당신들은 섬세하게 넥타이 골라 메고 기자들 모아서 우아하게 정치하라."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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