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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6]새누리, 텃밭서 '집토끼'에 사활…읍소·사죄

2016-04-07 11:14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텃밭인 영남 곳곳에서 읍소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긴급 회의를 거듭 개최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당의 내홍을 반성하는 노래도 발표했다. 공천 파동의 여파로 감지된 지지층 이탈이 4·13 총선을 1주일 앞두고도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대구·경북권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문수 수성갑 후보는 6일 오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 파동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백배사죄'의 절을 했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매일 100번의 큰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그동안 너무 오만했다"며 "이번 공천에서 우리 당이 보여드린 모습, 분명히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서 "미처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어...어...' 하는 사이에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다"고 했다.

그는 "회초리를 들고 '새누리당 도대체 왜 이러냐, 정신차리라'고 매섭게 질책해달라"면서 "저 김문수 정말 다르게 하겠다. 정치 확 바꾸겠다. 일하는 국회, 국민 무서운 줄 아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맞수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진 데다가 최근 그 격차마저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뒤이어 김 후보를 포함한 대구 지역 후보자 11명은 같은날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에서 당원·지지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유세를 열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자신의 선거 사무소 앞에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사죄드린다'는 피켓을 세워두고 시민들에게 절을 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다른 공동선대위원장인 최경환 경북 경산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정을 뒷받침할 국회 구성이 필요하고 선거가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대구시민이 새누리당에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면서 "후보자가 마음에 덜 들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조원진 대구 달서병 후보도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싸우는 것을 보고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계신데, 저희가 잘못했고 교만했다"며 "우리 당이 밉더라도 버리지만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최근 몇년간 이렇게 힘든 선거는 없었다. 그만큼 새누리당이 잘못했고 피눈물 나게 반성하고 있다"고 용서를 구했다. 윤재옥 달서을 후보가 약 3분에 걸쳐 호소문을 낭독하는 동안 후보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신발을 벗은 채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야풍(野風)이 거센 부산에서도 선거 전략의 콘셉트를 '사죄'와 '반성'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일었다. 부산 북강서갑 지역구에서 더민주 전재수 후보와 경합 중인 박민식 후보는 5일부터 기존의 '북구를 끝까지 책임질 사람'이라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반성합니다, 혼내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새 현수막을 내걸었다.

당 지도부도 적극적인 '집토끼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황우여·정병국·최경환·김을동·오세훈·안대희 등 권역별 선대위원장, 나경원 의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여 당 홍보기획본부가 만든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 동영상을 촬영, 7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했다.

또 같은날 김 대표, 원 원내대표, 강봉균 상임선대위원장, 서청원·이인제 최고위원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지지층 이탈 등 대책을 논의한다. 공동선대위는 지난 4일 저녁에도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지역별 판세분석 및 대응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당시 김 대표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려면 반드시 4석 이상 당선돼야 한다"며 절박함을 호소한 바 있으며, 한달 앞선 6·4 지방선거 당시 세월호 사고로 정치적 열세에 몰리자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큰절로 읍소하는 1인 릴레이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두 선거 모두 새누리당의 우세로 끝났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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