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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좋냐?…'태후' 송중기-송혜교·진구-김지원커플 "몽땅 망해라?"

2016-04-12 16:24 | 임창규 기자 | media@mediapen.com
[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벚꽃 피는 4월의 봄은 잔인하다? 살랑살랑 봄바람 불어오면 화들짝 피는 벚꽃, 바람 불면 꽃비가 흩날리고 비 내리면 온통 떨어진 벚꽃수를 놓는다. 가슴 아리게 들려오는 봄의 가락도 빼 놓을 수 없다. 봄의 전령사쯤으로 자리매김한 '벚꽃엔딩'은 4년간 저작권 수익만 자그마치 46억 원. 이러니 벚꽃연금 소리는 자연스럽다. 헌데 올해는 좀 달라지려나 보다.

봄 노래 계보는 2012년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이후로  2013년 로이킴의 '봄봄봄'과 2014년 아이유와 HIGH4의 '봄 사랑 벚꽃 말고' 등으로 이어졌지만 왕좌는 단연 '벚꽃엔딩'이었다. 올해도 레드벨벳 웬디와 에릭남의 '봄인가봐', 윤아와 십센치(10cm)의 '덕수궁 돌담길의 봄', 비투비의 '봄날의 기억' 등이 자리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모두를 한방에 훅 가게 한 노래가 있었으니 다름아닌 십센치의 '봄이 좋냐?'. 

1일 공개된 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각종 차트 1위를 싹쓸이했다. 새로운 '봄 연금송'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노랫말이 달달한 봄을 읊은 게 아니다. 봄바람처럼 살랑이지도 않고 꽃잎처럼 환하지도 않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이건 마치 봄을 저주하는 것 같다. 한 술 더 뜬다. "손잡지 마 팔짱 끼지 마 끌어안지 마"에서 "너도 차일거야 겁나 지독하게". 이제 막 손잡은 풋사랑이라면, 팔짱 낀 애인이라면, 끌어안은 연인이라면 가슴 콕 찔릴만하다. 그런데 모두가 '봄이 좋냐?'에 빠져든다. 삼포·칠포 세대의 자화상일까? 그런데도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봄이 좋냐?…'태후' 송준기-송혜교·진구-김지원커플 "몽땅 망해라?" 십센티의 '봄이 좋냐?'가 깜찍하고 솔직한 가사로 음원차트를 싹쓸이했다.


엠넷닷컴이 발표한 4월 두번째 주(4월 4일~10일) 주간차트에 따르면 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6주간이나 1위를 지켰던 '태양의 후예' 아성까지 무너뜨렸다. 솔로들의 질투가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과 구원커플(진구·김지원)마저 밀어낸 것이다. 하지만 엠씨더맥스가 부른 태양의 후예 OST '그대, 바람이 되어'가 새롭게 2위에 진입하며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여전한 강세를 이어갔다.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커플과 진구·김지원 커플의 달달 로맨스에 "손잡지 마 팔짱 끼지 마 끌어안지 마"라고 외치는 이 땅의 솔로들. "몽땅 망해라"고 깜찍한 저주까지 퍼붓는 솔로들. 송중기·송혜교 커플과 진구·김지원 커플은 어찌하라고.

솔로들의 깜찍한 질투로 똘똘 뭉친 십센치의 '봄이 좋냐?'에 가슴 뜨끔한 연인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벚꽃엔딩'도 벚꽃이 빨리 지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단다.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은 "봄이 오니 여기저기 연인들만 눈에 띄어 나처럼 혼자 있는 사람은 어쩌나" 하는 마음에서 '벚꽃엔딩'을 만들었고 그래서 벚꽃이 빨리 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제목으로 표현했단다. 아이유 역시 "손 잡고 걸을 사람 하나 없는 내게 오 사랑노래들이 너무해"라고 불편해 하고 있다. 벚꽃 흩날리는 4월의 봄은 솔로들에게는 공공의 적인 것이다.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과 구원커플(진구·김지원)마저 밀어낸 '봄이 좋냐?'는 청춘 솔로들로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벚꽃엔딩'의 계보를 이을 봄의 자장가로 자리잡을 태세다. 솔직한 돌직구를 날리는 노랫말에 공감하는 청춘솔로들은 아마 더 늘어날 것이다. 칠포세대들이 넘쳐나는 이 땅의 현실이기에.

그래도 봄이다. 이 땅의 청춘솔로 모두가 흐드러진 벚꽃 아래 손도 잡고 팔짱도 끼고 때로는 껴안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야 청춘이다. 내년 봄에는 설렘이 있어서 기다려지는 봄의 노래를 기다려 본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우리도 좋다/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그대만큼/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그래야 잎새 돋지/ 몽땅 사랑해”.

[미디어펜=임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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