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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경제, 깊어지는 불황형 흑자…활력 잃은 성장

2016-04-15 09:36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세계경제가 암흑기다. 갈수록 하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제껏 국가간 성장 명암이 시소 현상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를 서로 떠받치는 형국이었지만 성장세 약화에 성장을 주도할 국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눈덩이 국가부채로 재정확대까지 어려워지며 마땅한 통화정책의 수단이 소원하다. 각 국들은 3%대를 유지하던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 2%대로 하향조정했다. 하방 리스크에 취약한 국가들이 굴곡에 휘청거리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며 저유가로 인한 원자재 생산국들의 국가리스크도 높아진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지난 수년간 3%대를 유지해오던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세계경제 불안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호전된 경제지표를 보인던 우리경제도 위태로워졌다. 국내경기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은 호전되기 어려워지고 기업수익성 악화, 고용과 임금상승세 둔화로 확산되면서 내수경기의 비타민을 잃게 될 전망이다.

15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성장률은 연간 2.4%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 전망은 우울하다.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지속으로 기업수익성 개선, 실질임금 상승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로 이어져 설비투자와 소비 등 내수 확대에 일조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지난해 마찬가지로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긍정정인 효과가 반감될 것이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경기가 활력을 잃게 되면서 기업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고용과 가계 근로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택경기 상승세도 제자리 걸음 하면서 민간주택 분양과 건설투자 증가세가 꺾일 것은 불보듯 뻔하다.

더욱 세계경기 하향 흐름 속에서 취약한 국가들의 금융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기업과 가계의 투자와 소비심리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갈수록 내수경기의 활력이 하반기로 갈수록 빛을 잃을 수 있다.

민간소비의 활력은 점차 둔화될 예정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돼 소비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지난해 크게 낮아진 평균소비성향 역시 다시 상승전환하기 어려워진다. 노후를 걱정하는 고령층의 저축률이 증가하고 2%대 성장이 고착되는 과정에서 젊은 층도 가벼워진 주머니를 걱정하며 소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연초 나타났던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수시로 재개되면서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5% 이상 높은 증가세였지만 올해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수출환경이 작년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제조업 가동률 역시 수년째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투자심리까지 끌어내린다.

기업들은 신규설비 증설보다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산업은행의 '2016년 설비투자계획조사'를 보면, 올해 국내기업들의 신규투자 계획은 지난해와 견줘 1%대 증가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우 작년 39조5000억원 규모였던 것이 올해 38조4000억원으로 9000억원가량 줄었다. 화학제품과 철강은 각각 2000억원, 1조2000억원 축소됐다.

특히 철강, 조선, 해운 등 구조조정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산업부문에서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자금조달 여건마저 걱정이다.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이자보상배율 1 이하인 기업이 매년 증가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고 있다. 이들의 차입금 비중은 29.5%로 세계 평균을 넘어선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기관들이 기업대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  

1분기 우리 수출은 13% 감소해 지난해보다 부진이 심화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낮아져 수출 단가가 크게 하락했으며 세계교역 부진으로 수출 물량 역시 둔화됐다. 유가 하락이 멈추면서 향후 수출단가는 다소 높아질 여지가 있지만 수출물량은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 주력제품의 세계수요가 위축되는데다 중국이 기술력 격차를 줄이고 위안화 약세를 배경으로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경향도 뚜렷해 보여 수출물량을 늘리기 쉽지 않다.

지역별로는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부분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분업관계가 높은 아시아국, 저유가 대응력이 낮아지는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그간 우리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부문에서 세계 생산능력 증가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수출의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는 생산능력이 확대된 가운데 세계 수요 위축으로 단가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디스플레이도 중국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물량을 늘려 단가가 40% 이상 급락했다.

선박 역시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수출가격 하락과 함께 물량 둔화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황형 흑자 경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대 낮은 성장세에 따라 고용문제가 불거진다. 지난해 다소 진정되던 청년실업률은 올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 부문의 고용흡수력이 낮아지고 고령층 취업자의 은퇴현상도 점차 본격화되면서 올해 고용증가 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추경효과 등으로 늘었던 공공부문과 복지부문 신규 일자리도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부진으로 제조업에서도 추가적인 고용흡수가 어렵다.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부문에서 고용감소 추세는 멈췄지만 조선, 건설, 철강 등 부진이 심화되는 산업에서는 지속적인 고용인력 이탈현상이 예상된다. 올해 취업자 증가수는 20만명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도 자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3.7%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실행가능한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고 재정준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세계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간 구조적변화를 고려해 좀더 신축적인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방향은 단기부양보다 장기 성장잠재력 제고에 더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내수산업 육성 등 방향은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실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부문에서 훨씬 과감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여기에 미래산업 성장기반을 갖추는 노력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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