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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도부 공백 장기화 예상...백가쟁명 주장 봇물

2016-04-21 08:58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의 지도부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회는 지난 15일 해산되기 직전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하지만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원유철 비대위'는 표류 끝에 출범조차 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계파간 총선 책임론과 비대위원장 '인물론' 갈등, 탈당 무소속 당선자 복당 문제로 입씨름만 벌이다가 올해 6~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이전까지 당을 관리할 비대위조차 꾸리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게 된 것이다. 집권여당의 당 운영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달 26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관리형' 또는 '혁신형'으로 꾸릴 비대위의 성격을 논의한 뒤, 5월 초 당선자 총회 겸 원내대표 경선 그리고 그 직후 신임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인을 위한 전국위를 거치고 나서야 리더십 부재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직후부터 비박계(非박근혜)는 친(親)박계 주류를 대상으로 총선 참패 책임론과 함께 비대위 구성 문제 등에 관한 쇄신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있을 당 대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수행을 적극 반대한 새누리당혁신모임(새혁모) 간사 황영철 의원은 "친박 인사들은 2선으로 후퇴해 당을 재건하는 데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새혁모 일원인 김영우 의원도 "당내 지분을 지키려다간 다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 대표, 대선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학재 의원과 현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당선자 등 친박계도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며 새혁모에 참여했다.

김무성 대표 체제의 최고위원회는 지난 15일 해산되기 직전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지만, 잇단 책임론 제기로 '원유철 비대위'는 표류 끝에 출범조차 하지 못했다./사진=미디어펜



이처럼 친박계 일각에서도 쇄신론에 가세해 당 쇄신 분위기를 달구고 있는 가운데, 당·정·청의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곳곳에서 나왔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이같은 주장은 백가쟁명 식으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청와대 홍보·정무수석 등을 지낸 친박 핵심 이정현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에 출연, 분위기 쇄신을 위한 청와대 개편과 일부 개각에 대해 "필요하다면 해야겠지만 제가 인사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도 "포함해서 해야 한다"며 "책임정치가 반드시 구현돼야만 다른 실수, 다른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당장은 집권여당 내부에서만이라도 당을 이끌어갈 완전히 새로운 체제가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선에 성공한 친박 중진 정우택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변화에 대해 "당연히 변할 것"이라며 "여당과의 소통이나 관계정립, 야당과의 관계를 포함한 대 국회 관계, 인사스타일, 대국민 소통 문제 등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권역별 중진의원 10여명과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 총선 참패의 원인을 "대통령 측근 세력의 독선" "무기력한 당 체제" "대통령과 소통을 이뤄내지 못한 불통"이라고 진단하며 친박 주류를 겨냥했다.

국정 운영에 관해선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의 민의는 잘 파악했으리라고 본다"며 "앞으로 국정 운영의 전반적인 기조를 바꿔내거나 국민들과 소통하는 문제, 여의도 정치권과의 관계 설정 등은 보다 신중한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 않나"라고 주문했다.

비대위 구성에 대해선 '원유철 비대위'에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 "새누리당은 큰 수술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 자신이 스스로의 환부를 도려낼 수 있는 자정이 안 된다면 외부에서 명망가를 모셔서라도 전당대회를 잘 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명진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은 TBS라디오에서 총선 후 여당 내홍에 대해 "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권력과 당권에 집착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수행에 대해 "잠시라도 맡으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으며,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기 위해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엔 "그것도 잘못됐다. 임시방편으로 외부에서 데려다가 뭘 어떻게 할 것이냐"며 "내부에서 토론을 해야 자생력이 생긴다"고 반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지난 19일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과 관련, "겉으로는 잘못했다는 얘기를 안하지만 속으로까지 그렇겠느냐"면서 "정권이 성공하는 것을 제일 바라는 분일테니 성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속으로 무슨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정 운영 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그 분 통치스타일이 그런거니까 누가 뭘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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