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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대면식…투신 여대생의 사라진 기억 '그것이 알고 싶다'

2016-04-23 23:00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오물막걸리 들이붓기, 얼굴에 막걸리 뿜기, 서로 모르는 남녀 학생들이 술을 마시면서 무릎에 앉고 껴안는 벌칙으로 인한 성적수치심 유발, 음주 강요에 구타와 얼차려까지.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대학가 신입생 대면식의 ‘군기잡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음주로 인한 대학생 사망사고는 총 22건이나 발생했다. 죽음을 부르는 가혹행위와 성적 수치심 유발, 음주 강요 등 잘못된 술자리 문화가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17일 전남의 한 대학교 도서관 건물 4층에서 투신한 여대생 A(21)양의 사건을 다룬다. 신입생인 A양은 다행히 화단에 떨어져 목숨은 구했으나 당시 자신에게서 일어났던 14분간의 기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양은 투신 2시간 전 학과 대면식에서 참석해 선배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말을 듣는 군기 잡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대생 투신 죽음의 대면식…'그것이 알고 싶다'도 놀란 군기잡기. '그것이 알고 싶다' 1028회분 '사라진 14분-여대생 캠퍼스 추락 미스터리'편에서는 A양의 잃어버린 14분을 추적하면서 대학 신입생 대면회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한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그것이 알고 싶다' 1028회분 '사라진 14분-여대생 캠퍼스 추락 미스터리'편에서는 A양의 잃어버린 14분을 추적하면서 대학 신입생 대면회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A양의 투신사건을 취재하면서 대학 내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군기잡기'에 대한 제보를 받은 내용도 소개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된 내용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제보자 B는 선배가 올린 SNS에 댓글을 안 썼다고 바로 다음날 집합을 당한 뒤 선배로부터 폭언을 당했다고 말했다. 제보자 C는 매주 일요일 정해진 시간에 집합을 시킨다며 군대나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제보자 D는 선배가 입에 막걸리를 머금고 얼굴에 뿜는데 눈을 감거나 싫다는 표정을 지으면 얼차려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여대생 캠퍼스 추락 미스터리의 A양의 동기생의 증언에 따르면 A양도 추락 2시간 전 대면식이 참석했다. A양의 동기생은 "(대면식이) 그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인신공격이랑 욕이란 욕은 다 하고…다리가 벌벌 떨렸어요"라며 그날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A양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떨어져서 다치고 난 뒤 '살려 달라고' 외친 기억밖에 없다고 털어났다. A양에게 기억을 잃을 만큼 어떤 심각한 일이 있었던 걸까. 사라진 14분간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당시 A양은 턱에 깊은 상처와 오른쪽 발목뼈가 드러날만큼 상처가 심했다고 했다.

대학군기 잡기 사례는 드러난 것만도 충격적이다. 전북 모 사립대 사범대학에서도 지난 4일 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신입생들에게 100여병의 막걸리를 뿌렸고, 담당 교수도 동참했다는 글과 사진이 SNS에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신입생 20여명은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교수와 학과 대표, 부과대표가 돌아가면서 뿌리는 막걸리 세례를 고스란히 맞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 체육학과에서 선배들이 신입생 수십명을 한데 불러 모아 엎드려 뻗치기 얼차려와 함께 학과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아르바이트 금지, 휴대전화 이모티콘 사용 금지 등으로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2일 대전의 한 대학교 대면식에서는 술을 마신 신입생 K(18)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K군은 전날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술을 마신 뒤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구토를 하는 등 괴로워하다가 잠든 뒤 깨어나지 못했다.

이날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대생 캠퍼스 추락 미스터리 외에도 각종 제보 받은 내용과 취재를 통해 잘못된 대학가 대면식을 고발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제보결과에 제작진마저 충격을 금치 못할 내용들도 있었다고 놀라워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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