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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한진해운 자구안 "이대로는 안된다"

2016-04-26 17:13 | 고이란 기자 | gomp0403@mediapen.com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의 발언이 심상치 않다. 특히 해운업은 자구안의 데드라인을 정하며 법정관리까지 언급했다. 채권단의 지원이 절실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자구안 실행에 속도를 높여야하는 상황이다.

26일 정부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업종별 소관부처 차관 등으로 구성된 ‘제3차 사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열었다.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보완 요청을 받은 상태다. /사진=한진해운


비공개로 열린 1,2차와는 달리 3차 회의는 기업구조조정 현안에 대해 상세하게 공개했다. 그 중에서도 자율협약으로 묶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임 위원장은 용선료 인하를 거듭 강조하며 “선주들에게 최종 제안서를 이달 중에 통보할 예정이다. 의견을 주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후속조치에 들어가겠다.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옵션은 법정관리뿐”이라고 경고했다.

양사에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먼저 조건부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으며 사채권자 채무조정도 6월 전후로 계획 중이다. 상대적으로 데드라인에 대한 부담감은 적은편이다.

반면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보완 요청을 받은 상태다.

한진해운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받고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통해 검토한 결과,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에 대한 구체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구안 실행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을 감안해 한진해운은 빠른 시일내에 협의를 통해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없이 ‘밑 빠진 독의 물 붓기’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한진해운이 보완 자료를 제출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조건부 자율협약 추진 여부 결정 안건을 채권금융기관 협의회 앞으로 부의할 계획이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일가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도 걸림돌이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에 앞서 최 전 회장과 자녀들이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임 위원장은 “위법 사실이 있으면 엄정히 책임 물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이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바있다. 채권단 일각에서 한진해운도 경영인들이 책임을 보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채권단에 제출했지만 사재 출연까지는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협의하에 자율협약이 개시되고 조속한 시기에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세밀한 언급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보다 재무적으로는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자비용을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한진해운도 용선료 협상이 가장 중요하며 보다 구체적인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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