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때려 치라 하이소, 돈을 얼마나 벌라꼬 그리 쌩고생하노?"
대구 청약열기의 진원지인 수성구 범어동의 '라온프라이빗 2차'의 분양권 웃돈이 어느 정도일 지를 묻는 전화 인터뷰에 대해 지역 T부동산 중개사의 답변은 단호했다.
"직전 분양한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의 저층 세대의 물딱지가 300만원에 팔렸다"며"70 대 1의 청약경쟁률이 수백만원 떼어먹기로 전락,경쟁률이 높다고 시장이 견조하다는 얘기는 말짱 거짖이다"며 말허리를 잘랐다.
물딱지는 당첨자가 계약 전에 당첨권을 지칭하는 용어로 거래가 불법이나 대구 분양시장에서는 당국의 방치로 횡행했다.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는 지난주 계약을 진행한 이후 인기층의 분양권이 1000~2000만원 호가하나 매수세는 실종상태다.
대구 청약열기의 진원지인 범어동의 '센트럴 푸르지오'와 '라온 프라이빗2차'의 단지 비교/미디어펜
대구 분양시장을 이끌어 온 수성구 범어동에서는 이번주 분양에 나서는 '라온프라이빗2차'를 포함, 올해 모두 3개 단지가 선보였다.
기존 청약경쟁은 뜨거웠다. 첫 주자인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이 149 대 1, 이달 대우건설의 '센트럴 푸르지오'가 72 대 1의 청약률을 각각 기록, 지난해의 청약열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대우건설에 이어 분양에 나서는 라온건설의 '범어 라온프라이빗2차'도 앞서 분양한 2개 단지와 같이 외형상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현지는 전망했다.
S부동산 중개사는 "수성구 범어동은 서울로 치면 강남이다"며"강남재건축 분양에 경쟁률이 항상 높게 나오면서도 미분양으로 고생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시장이 센트럴푸르지오의 실정을 알면 라온프라이빗의 청약경쟁률이 푸르지오의 절반수준을 웃도는 50 대 1정도로 예측했다.
"내달부터 대구지역도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뿐만 아니라 매매시장도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라온프라이빗2차는 푸르지오에 비해 브랜드가치도 떨어지고 소규모 단지이면서 분양가는 비슷하게 책정, 청약경쟁률이 대우건설에 비해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 주택 매매시장은 지난 하반기가 상투였다. 올들어 거래도 뜸하면서 매매가도 하향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0.83% 하락, 경남 거제시(-0.90)에 이어 매매가 하락폭이 두 번째로 높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들어 1분기 아파트 매매량은 6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0건)에 비해 5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수성구 범어동에 작년 9월 입주한 'e편한세상 범어'(842가구)는 전용 84㎡의 실거래가가 지난해 10월 5억 원(26층)에 거래됐으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지난해 12월 4억5,000만 원대(21층)로 내려앉았다. 현재 호가는 4억8000~9000만원 안팎이나 거래가 한산하다.
대구 수성구 범어 분양 단지 경쟁력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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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지오 | 항 목 | 라온 프라이빗2차 |
★★★★☆ | 입 지 | ★★★★☆ |
★★★★☆ | 가격 경쟁력 | ★★★★☆ |
★★★★★ | 브랜드 가치 | ★★★☆☆ |
★★★★☆ | 단지·주거
환경 | ★★★☆☆ |
★★★★☆ | 종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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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세상 범어'는 지난 2013년 3월 분양 당시, 전용 84㎡의 분양가가 3억3000만 원대였다.거래는 뜸하나 호가는 분양가 대비 50% 올랐다.
T부동산 관계자는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금융위기 다다음해인 지난 2010년부터 상승, 지난해까지 멈춤이 없었다"며"신규 분양단지도 치솟는 매매가에 맞춰 올랐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시 아파트값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년 동안 68% 올랐다.
라온건설이 선보인 '라온프라이빗2차'의 분양가는 전용 84㎡의 기준층이 5억1400만원. 직전 분양한 대우건설의 '센트럴 푸르지오'의 분양가에 비해 2000만원 낮다.
3.3㎡의 분양가는 1572만원으로 푸르지오(15400만원)에 비해 외견 상 높은 것으로 보이나,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이 78%에 육박, 73%에 그치는 주상복합아파트의 푸르지오에 비해 실거주 면적이 넓은 점을 감안할 때 실제 분양가는 푸르지오보다 낮은 편이다.
'라온프라이빗2차'는 소규모 단지라는 단점에도 불구, 입주가 2018년 11월로 2019년 9월인 푸르지오보다 10개월 빠르다. 중간 금융비용의 부담이 덜하다는 얘기다.
L부동산중개사는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청약자는 거의 없다"며 "새집 사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 분양가만 높다"며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