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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 포럼] 인터넷전문은행, 동력 꺼진 한국금융 살릴 마중물

2016-04-29 10:06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시장경제 창달 인터넷 정론지 미디어펜(www.mediapen.com)이 개최한 ‘2016 크리에이티브 비전 포럼’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금융개혁 도전과 기획: 인터넷전문은행 그 성공 과제는?’을 주제로 핀테크 혁명의 선두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을 위한 심도 있는 고민과 토론이 이어지는 자리였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저성장으로 정체에 빠진 금융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러 규제 등으로 현재는 제대로 된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은산(銀産) 분리 규제다.

시장경제 창달 인터넷 정론지 미디어펜이 개최한 ‘2016 크리에이티브 비전 포럼’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다이아몬드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미디어펜


카카오와 KT는 각각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행 은행법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4%(의결권 없는 주식 포함시 최대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 때문이다. 은행이 재벌기업의 사금고화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최근에는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카카오와 KT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아니라 일개 지분투자자자로 전락하면서 자칫 인터넷전문은행이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런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까지 지분 한도를 완화해주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여·야 시각차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야당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면 은행이 이른바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논리로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말까지 은행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20대 국회에서 다시 처리돼야 한다.

임춘성 미디어펜 대표이사는 이날 포럼 개회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금융개혁을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이며 그 성패에 따라 우리 미래가 달려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재 전 세계는 IT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금융이 접목돼 새로운 DNA를 발휘하고 있다”며 “미국, 일본에 이어 최근 중국도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당국 역시 인터넷전문은행을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첫 시도인 만큼 초반에 그 기틀을 잘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실무지원 TF를 운영해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 은행법 개정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전산보안,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등 전반에 걸쳐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권과 다른 DNA를 갖고 우리 금융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시키는 ‘연못 안의 메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디어펜은 이 자리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은행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격려사에서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금산분리를 완화 했는데 한국은 박근혜 정부 들어 금산분리 규제를 4% 수준으로 강화했다”며 “카카오는 현행 4%룰을 적용하면 하나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대기업이 돈을 못 벌게 하자’라는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삼성전자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면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은행이 기업이 사금고화 되는 것만 막는 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20대 국회가 열리면 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번 미디어펜 포럼에서 나오는 결과를 잘 수렴해서 법안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환영사에서“인터넷전문은행은 우리 금융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퀀텀점프 시킬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미디어펜


포럼 환영사에 나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의 책 ‘은행업이 죽는 날’을 인용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로 인해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임 위원장은 “맥킨지 역시 작년 9월 글로벌 뱅킹 연차보고서에서 핀테크 활성화로 2025년이 되면 은행권 매출이 최대 40%까지 잠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극내 금융사가 이런 경고 귀담아 듣지 않으면 이런 전망 현실화될 것이지만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한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산분리 완화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철저한 규제로 얼마든지 막을 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우리 금융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퀀텀점프 시킬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위원장은 끝으로 “정부는 제도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안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출범 초기에 만일 보안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 금융의 생명인 신뢰가 무너질 것이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과 동시에 소멸할 것이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픈 세션 ‘인터넷 은행과 인공지능’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술보다는 규제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현행 1000억원에 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소자본금을 500억원이하로 낮추고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못 갖도록 하는 것에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세션 토론을 앞두고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없어 경비와 인력 절감효과가 있지만 이로 인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상호 보완 및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교수는 “KT나 카카오가 주도적인 사업권을 확보할 수 없다면, 향후 은행업 영위에 한계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며 “실물 소기업이 대형은행을 소유하면 은행 재원이 실물기업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은산분리를 유지하돼 은산간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박소영 핀테크포럼 의장 등이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 발전을 위한 활발한 의견을 공유했다.

박소영 의장은 “임종룡 위원장이 언급한 ‘인터넷전문은행에 완벽한 보안’이란 있을 수 없다”며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윤수 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과 경쟁하는 관계가 생길 것”이라며 “은행 쪽은 대주주와 거래관련 제한이 가장 강한 분야여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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