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경제 어벤져스 총출동' 기회의 땅 이란 경제 빗장 풀까?

2016-05-02 12:53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고이란·백지현·김세헌 기자] 경제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종착지는 이란, 박근혜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를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기 위해 이란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기에 첨병 부대격인 경제계 CEO들은 비즈니스 영토를 넓히고자 비즈니스 가교 플레이어로서 함께 동행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정상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해 7월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추진됐다.

박 대통령은 방문기간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및 협력 방안,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을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 도착,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포옹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교역·투자 정상화를 위한 기반 조성 ▲전통적인 협력 분야인 인프라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신성장 동력 분야인 보건·의료·문화·ICT 등에서의 새로운 협력사업 모색 등 한·이란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관한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칠 예정으로,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양국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순방에는 중소·중견기업 146곳과 대기업 38곳,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52곳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경제계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경제사절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 대기업 회장을 비롯해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등 국내 대표 공기업과 여러 경제단체장 등이 함께 한다.

이란은 지난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5개년 경제개발계획 아래 연평균 8%대의 성장을 공언하며 신흥시장으로 떠올라 세계 각국의 시장 선점을 위한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경제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정유·철강 등 산업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는 이란은 침체에 빠진 우리나라 중후장대 산업 기업들의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2일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각 기업과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먼저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과 유정준 글로벌성장 위원장(SK E&S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 네트웍스 사장, 김준 SK에너지 사장 및 송진화 SKTI 사장이 이란을 방문한다.

SK그룹이 이렇게 대규모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 것은 경제 제재로부터 막 벗어난 이란이 석유자원 확보와 인프라 재건 및 ICT분야 등에서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에너지와 정보통신 및 도시건설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주력 사업을 패키지’로 한 시장 진출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SK계열사 중에서는 SK건설이 이란시장에 진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1일(현지시각) 현지에 도착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세번째)과 경제사절단은 첫 일정으로 이란 테헤란의 에스피나스 팰리스(Espinas Palace) 호텔 보르나 홀(Borna Hall)에서 현지 사업 현황과 진출 전략 등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 SK그룹 제공


특히 SK 핵심 계열사인 SK네트웍스와 SK이노베이션은 이란시장의 특수를 노리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이란에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약5억3000만 달러의 제품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의 대(對)이란 전체 수출액의 14%에 달하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월 이란에서 536만6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국내 정유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량으로 지난해에는 총 734만6000배럴을 수입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늘리는 이유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이란산 원유는 다른 중동산에 비해 저렴하다.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적극적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해 약1000억원의 수익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에너지·인프라 분야 사업 기회를 찾는다. 이란은 전력·통신 인프라와 송·배전 분야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트랙터·사출·플랜트 분야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LS메탈 등의 진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LS전선은 올해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억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덴마크에서는 5500만달러 규모의 초고압 전력케이블을 각각 수주했다. LS산전은 113억엔 규모의 일본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란에서 추진 중인 연산 160만톤 규모의 대형 제철소 건설 사업에 대한 점검과 연계 사업 발굴을 모색한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서 총 16억달러를 투자하는 일관제철소 건설 관련 합의각서(MOA)를 이란 철강사인 PKP사와 체결하고 포스코건설과 동반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포스코는 당시 협약에 따라 자체 비즈니스 모델인 '포이스트(POIST)'를 이 프로젝트에 이전하고 전체 투자비의 8%를 담당하기로 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미디어펜 자료사진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이번 이란 방문에서 전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4월 전력효율망 향상,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범 사업, 발전소 성능보수 사업 등 4대 분야에 관한 제안서를 이란전력공사와 이란 에너지부에 제출한 바 있다.

한전은 현재 4대 분야를 비롯해 765㎸ 승압사업 등 전력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란은 경제제재 후 전력시설을 대대적으로 복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력망 효율 개선 사업 등에서 한전과 협력하는 방안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이란의 전력 관련 사업에 참여할 경우 현지 시설의 효율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김인호 무역협회장, 김재홍 코트라 사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은 현지에서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가한다.

이 행사에서는 양국 투자 환경과 합작 투자 등 협력 방안, 금융 지원, 에너지·인프라 개발 계획 등을 공유하게 된다. 포럼 부대 행사로 일대일 무역상담회 등을 개최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