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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람! 이란" 경제협력 의기투합, 수주금맥 '이상무'

2016-05-03 12:27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김세헌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통해 이란에서 최대 52조원 규모의 에너지 재건과 인프라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분야 59건을 포함해 모두 6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를 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열린 한·이란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에너지 재건과 인프라 건설 등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확보한 수주 가능 금액은 371억달러로, 일부 사업의 2단계 공사까지 감안하면 최대 456억달러까지 수주금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분야별로는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316억달러 ▲철도·도로·수자원관리 등 인프라 건설 참여 121억2000만달러 ▲보건·의료 18억5000억달러 등이다.

그동안 대(對) 이란 경제제재로 중단됐던 사우스파 LNG 플랜트 건설 사업(35억달러) 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물론, 바흐만 정유시설 프로젝트(1·2단계 합산 100억달러),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15억달러), 콘크리트 아치댐 및 1000㎿ 수력발전 건설을 담은 박티아리 수력발전(19억달러) 등도 이번 MOU 대상에 포함됐다.    

인프라 사업은 철도 노반건설과 차량공급을 담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53억달러), 테헤란과 카스피해를 연결하는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사업(최대 15억달러) 등이다. 보건·의료 분야에선 17억달러 규모의 6개 병원 건설 사업과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의료생산단지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정부는 이란의 에너지 사업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해 저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나 조선사들의 해외 진출 시장에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 정부도 한국으로의 석유와 가스 수출을 통해 조기에 교역이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의 경제협력으로 한국 정부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저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와 조선사들의 해외 수주절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461억달러로 전년 대비 70% 수준이었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중동발 건설 수주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의 인프라 시장이 열리면서 한국 건설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토교통부와 이란 도로도시부는 철도와 도로, 공항, 항만, 수자원 등 인프라 협력 분야와 관련해 8건, 116억달러 규모의 사업에 참여를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53억달러 규모의 이스파한-아와즈 철도건설사업은 이번 정상방문을 계기로 가계약을 체결해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재건 사업은 인프라 건설 사업보다 규모가 더 크다. 이란은 세계적 에너지 국가 도약을 위해 2025년까지 5000억달러의 투자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전(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자리에서 경제 분야 59건을 포함해 우리나라 대통령의 외국 방문 중 가장 많은 총 66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여기에는 보건의료·정보통신기술(ICT)·문화 등 부문에서의 협력 다변화에 관한 MOU 23건과 석유·가스·석유화학·전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관련 22건이 포함돼 있다. / 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2020년까지 석유사업(950억달러), 석유화학산업(800억달러), 천연가스산업(100억달러)에 총 18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이란 석유부는 양국 간 석유·가스 교역확대, 플랜트·인프라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총 100억달러 규모의 바흐만 정유시설과 15억달러 규모의 이란-오만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 등 총 9건, 178억달러 규모의 사업에서 수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산업부와 에너지부는 전력·에너지신산업에서 협력하기로 해 박티하리 수력발전소 사업 등 발전회사들의 이란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제 제재 해제 이후 본격적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올해 1분기 국내 수입량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타르가 좌지우지하던 콘덴세이트가 싼값에 풀리면서 SK인천석유화학과 현대오일뱅크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란산 원유(콘덴세이트 포함) 수입 규모는 2285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1만배럴) 대비 128% 급증했다.

인천석유화학이 지난해 1분기 80만배럴 수준이었던 이란산 원유를 올해 1분기에는 10배가 넘는 911만배럴을 수입했다. SK에너지는 같은 기간 517만배럴에서 764만배럴로 48% 가량 늘렸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610만배럴로 전년 동기(404만배럴)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국내 정유 4사 중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뿐이다. 1분기 수입된 이란산 원유의 상당 부분은 콘덴세이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50억달러의 금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전대금융 2억달러를 포함해 수출입은행이 150억달러를, 무역보험공사와 금융지원협의체가 각각 60억달러, 40억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또한 한·이란 양국은 1996년 이란이 최초 제안했으나 그동안 경제제재로 중단됐던 해운협정을 20년 만에 체결, 선박 운항과 영업자유 보장 등을 통해 양국 교역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상의간 협력 MOU 개정, 코트라-이란 투자청간 MOU 체결을 통해 기업 간 교류확대를 위한 사절단 파견과 정보교환, 투자정보 공유와 투자기회 공동발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의 교류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와 이란 산업무역광물부는 각각 이란 데스크와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해 양국 기업의 상대국 진출시 교역·투자 애로를 해소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제약이나 의료기기 등 의료 시장과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협력, 한류를 통한 문화산업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국은 결제시스템의 경우 현행 원화결제시스템을 당분간 유지하되 유로화 결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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