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당선자, 우파의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에 대한 기대
1년 전 국회를 찾았다. 새누리당 교문위 간사였던 S의원실을 찾은 것은 학교식당 직영원칙을 천명한 학교급식법 개정 발의를 청원하기 위해서였다. 2006년 학교급식법이 개정되자 식당경영자가 된 학교장들은 교육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10만여 조리종사원에 대한 노무 관리에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S의원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농촌지역이 지역구라 학교급식 문제를 다루면 표가 떨어진다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교문위 여러 의원실을 두드렸지만 성과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우파의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를 실천할 의원들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어떤 교육적 가치를 지키려는 정치적인 입장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다. 교육적인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포퓰리즘적 여론에 부침을 거듭하며 하루살이 같은 의정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보수를 지향한다는 새누리당 의원들 중에 제대로 된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도 아쉬운 현실이다. 따라서 20대 총선 공천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며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의 전희경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눈길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녀라면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를 저버리지 않고 의정활동을 해 주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새누리 전국구 당선자 전희경은 스스로 물러나라” 우파 보수의 간판 매체인 뉴데일리 타이틀 칼럼의 제목이다. 박성현 주필이라는 사람이 전 당선자의 석사논문 표절을 문제 삼는 내용이다. ‘희대의 복사표절’, ‘국보급 복사표절’ 등 거칠게 비난하는 감정 섞인 논조의 글이다.
역사교과서 정상화를 위한 전사? 그 일이 어떤 전사 한사람으로 이루어질 일도 아닐뿐더러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를 실천해야 할 전희경 당선자에게는 수많은 아젠다 중 하나일 뿐이다./사진=미디어펜
석사논문! 글쎄, 표절여부에 대한 진위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석사논문 하나로 한 사람의 인생 전부를 걸라는 투의 비난은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학사 학위만 갖더라도 족보에 기록되던 시대가 아니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석사는 사회활동의 기본학력일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석사라고 해서 학문적인 성취로 여기지도 않는다.
30여 년 전 학사논문이 처음 시행되었을 때, 논문의 학문적인 성취보다는 대학을 졸업한다는 데 방점이 있었다. 지금의 석사논문 역시 대학원을 졸업한다는데 방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문사회계열의 석사논문은 결국 문헌조사에 의한 논리구성이니 대졸자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공부를 했다는 의미 이상의 대단한 것이 아니다.
전희경 당선자는 정치를 하러 의회에 진출했다. 석사학위라는 것이 그녀의 자격에 조금의 영향력도 미칠 이유가 없다. 당선인 자격을 포기하라고까지 서슬 퍼런 펜대를 휘두르는 건 옳지 않다. 더군다나 자신의 주장에 동참할 수 없다는 다른 분들까지 도매금으로 비난하는 데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는다.
이러한 논리의 모순을 극복하려는지 박성현 주필은 ‘역사교육정상화를 위한 전사가 될 수 없다‘는 새로운 논리를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 동의할 우파의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역사교과서 정상화를 위한 전사? 그 일이 어떤 전사 한사람으로 이루어질 일도 아닐뿐더러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를 실천해야 할 전희경 당선자에게는 수많은 아젠다 중 하나일 뿐이다.
전희경 당선자는 갑자기 떠오른 별과 같아서 그녀의 교육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교육시민단체 활동가인 필자조차 잘 알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그녀에게 요구할 일은 석사논문에 대한 해명이 아니다. 오히려 그녀가 의정활동을 통해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 실현을 위해 수많은 이슈 중 어떤 일들을 하려고 하는지 토론하고 검증하는 일이다. 대책 없이 물러나라는 비난은 무책임하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지금 우리가 전희경 당선자에게 요구할 일은 의정활동을 통해 자유주의 교육의 가치 실현을 위해 수많은 이슈 중 어떤 일들을 하려고 하는지 토론하고 검증하는 일이다./자료사진=미디어펜
(이 글은 김정욱 사무총장 블로그-blog.naver.com/mtglovebaby/220699891671-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