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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위기 조선주 그 운명은…구세주 떠오른 이란?

2016-05-08 06:00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정부가 조선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의 운명도 이달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주는 일단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회의를 통해 “조선 대형 3사간 정부 주도의 합병 강제나 사업부문간 통폐합 등 빅딜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밝히자 한숨 돌리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규모 인원감축을 포함한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에 조선주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주의 '골칫덩이' 대우조선해양

조선주 구조조정의 핵심은 대우조선해양의 처리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무려 5조50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조선주 위기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7308.5%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빅3’로 묶이면서 함께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이 221%, 306%에 불과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2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조630억원의 적자를 냈던 전분기보다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포는 일단락됐지만 추가적인 유상증자 등 뚜렷이 예상되는 자본확충 작업이 없다”며 “1조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가정해도 부채비율 1294%에 달하는 만큼, 신속한 후속방안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정부가 6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제 대우조선해양을 포기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2007∼2008년 호황에 이어 2017∼2018년 다시 호황을 누릴 것이란 ‘조선업 10년 주기설’에 정부가 혈세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는 10년 주기설이 들어맞지 않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후장대 사업은 중국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만큼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일단 회사를 살리는 게 목표”라며 “대우조선해양을 포기해야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만큼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계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물량 133척 중 51척을 대우조선해양이 독식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며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라면 지원을 끊고 죽이는 게 맞지만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이라면 살리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잔고도 19척에 불과해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다”며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문 닫게 하는 건 대규모의 실업자를 양산하고 중국 조선업에만 좋은 일을 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 역시 4일 열린 언론사 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자구계획을 재수립 중”이라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도 ‘위험’...이란이 구세주될까?

대우조선해양 뿐 아니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위기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이들 3사는 지난달 단 한척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다. 4월까지 수주한 배는 3사를 다 합쳐 5척에 불과하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아예 수주를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채권단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 측에 자구계획 제출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두 기업 모두 1분기 흑자를 냈지만 그만큼 채권단의 불안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 역시 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은 최근 임원 25%를 감원하고 3000명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고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인력 감축과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한데다 추가적인 인력감축도 할 예정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낮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3사의 수주가 거의 없는데다 현대중공업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조선이 아닌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부문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삼성중공업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별다른 주가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계기로 조선주의 이란으로부터 수주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대우조선해양은 "이란에서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계약을 협의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수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란은 과거에 비해 선박금융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며 “유의미한 수주를 확인한 후에 해당 기업의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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