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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원대대표 모두 "협치 선수"…일하는 20대국회 될까

2016-05-04 19:49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여소야대 국면으로 전환된 20대 국회에서 '협치(協治)'를 선보일 여야 3당의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

20대 총선 결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3당 중 국민의당이 지난달 26일 가장 먼저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만장일치 추대했고, 이달 3일 새누리당에서 정진석 당선자를, 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우상호 의원을 새 원내사령탑으로 세웠다.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뿐아니라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두루 역임한 4선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이들 중 '맏형' 격이다. 3당 중 가장 이른 시기에 합의추대되면서 원내대표 3선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새누리당과 더민주에서 원내대표가 결정되기까지 박 원내대표는 끊임없이 각당 후보군과의 비교 대상으로 회자됐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경선 과정에서 박 원내대표와의 협상 경험, 친소관계를 피력하는 등 명실상부한 제1 경계대상이 됐다.

3당 체제에서 캐스팅보트의 입지를 다진 국민의당으로선 거대 양당에 밀리지 않는 최대한의 협상력을 발휘할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누리당의 경우 전날 3파전으로 치른 원내대표 경선에서 1차 투표만에 '정진석-김광림 조'가 119표 중 69표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친박(親박근혜) 대 비(非)박의 계파 갈등이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점에 착안, 정 원내대표는 '협치와 혁신'을 거듭 내세워 화합을 강조했다. "친박, 비박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4선의 정 원내대표는 범 친박계이면서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바 있으며, 충청 출신으로서 지역색이 강하다. 19대 국회 동안 원외인사로서 계파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웠다는 면이 있다. 계파색이 옅어 총선 참패 이후 '관리형 원내대표'의 유력 후보자로 거론돼오기도 했다.

그는 19대 국회 동안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경력을 들어 '입법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박 원내대표와는 1988년 미국 출장에서 일간지 정치부 기자와 뉴욕한인회장으로 만난 인연, 박 원내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였을 당시 정무수석으로서 호흡을 맞춘 경험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청 관계는 물론 대야 협상에 대해 "협치의 테이블로 다 나와야 하고 누구도 그 테이블을 떠날 수 없다"고 공언한 것처럼, 유연하고도 성과를 내는 정치력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나이와 선수(3선)로 가장 막내이지만 원내 1당 사령탑에 오른 우 원내대표는 '86그룹·운동권' 출신 대표격 인사다. 김대중 정부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젊은피'로 영입돼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는 등 범 친노(親노무현)계로 분류되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주류 표까지 흡수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 균형자 역할에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우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더민주를 탈당하기 전까지 의정활동을 함께 한 선후배 사이다. 박 원내대표가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일 당시 전당대회에 우 원내대표가 출마해 최고위원에 당선되기도 했었다. 우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능력과 성품을 잘 알고 있다"며 "대화가 충분히 통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거물급 원내대표와 함께 임할 원내 협상에 관해선 "우상호의 정치력은 아직 히든카드"라며 "제1당 위엄에 걸맞게 개인적 입장이 아닌 제1당 원내대표 입장으로서 당당히 협력하고 국정을 주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원내교섭단체는 아니지만 정의당도 전날 진보진영의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노회찬 당선자를 원내대표로 추대해 눈길을 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정의당의 전신인 진보신당과 진보정의당에서 두차례 당대표를 지낸 바 있어 역시 내공이 만만치 않다.

노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79학번 동기라는 인연이 있고, 박 원내대표와는 과거 선거에서 야권이 통합할 때마다 중추적 역할을 하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20대 국회 원구성에서부터 시작해 각종 법안은 물론 차기 대선 정국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양당체제에서 한쪽이 습관적으로 협상에서 이탈하며 국회 마비사태를 겪어온 '역대 최악' 19대 국회와 달리 이들이 협치를 실천한다면 20대 국회는 비교적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교섭단체 3당 중 캐스팅보트인 국민의당이 사안에 따라 거대 양당과 번갈아 의견을 같이할 가능성이 커 박 원내대표의 의중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네 사람 모두 워낙 선이 굵고 각당에서 막중한 권한을 부여받은 탓에 여야 '강대강' 국면이 생각보다 일찍 조성될 우려도 있다.

1당을 차지한 더민주에선 현 정부의 노동개혁·구조개혁·경제활성화 입법 등 그동안의 국정과제를 전면 부정하는 움직임이 강해진 가운데 운동권 출신 원내대표를 택했고, 새누리당은 정 원내대표가 집권여당으로서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의지와 함께 "(야권과) 반대편에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당원들을 독려한 바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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