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폐지하자는 당내 의견에 대해 "지금 대선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지 않는다면 외부 인사를 (대선주자로) 당으로 초청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친박(親박근혜)계 중진인 홍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만약 대권후보가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한다면 이번 (대선) 같은 경우 외부로부터 올 수 있는 분에게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가 언급한 '외부 인사'는 비 정치권 인사임에도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사실상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의원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면서 "(저는) 외부 사람들을 모셔와서 그분들을 우리 당의 대권후보로 옹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당권과 대권 후보를 분리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라고 당권-대권 분리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앞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던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통한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론에 관해선 "옛날에 한 적이 있지만 현재 개헌 논의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자신의 당대표 출마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한 바는 없다"면서도 "상당히 많은 고려를 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이 이주영 의원에게 출마를 양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친박은 누구를 민다'는 형태의 전당대회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최근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김무성 전 대표가 정치적 칩거 상태에 들어갔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낙선하면서 이들의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실상 대권주자 기근상태에 빠지자, 당내에선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폐지해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누구라도 구애받지 않고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2005년 11월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 당권-대권 분리 원칙이 당헌·당규로 확정된 이래 11년 만에 폐지론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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