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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사태 이후 대형마트에선 "스프레이형 화학생활용품, 믿어도 되나?"

2016-05-16 15:54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미디어펜=신진주 기자]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아무 제제 없이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처럼 위험할지 모른다는 불신이 퍼지면서 화학성분 생활용품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생활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미디어펜



16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의 A 대형마트 생활용품 코너, 먼저 행사 상품 진열대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 제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일반 진열대는 옥시 제품 진열 면적이 줄어들었다. 잘 보이지 않는 진열대 맨 하단 구석에 옥시싹싹 제품이 보관돼 있기도 했다. 

마트를 찾은 한 남성 소비자는 욕실 청소를 할때 필요한 락스세제 제품을 살펴봤다. 그가 카트에 실은 것은 LG생활건강의 홈스타 '락스와 세제를 한번에'였다. "옥시 제품 아니지?"라고 중얼거리며 제조사 확인을 한 번 더 했다. 

화학성분이 있는 생활용품에 대한 불안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뭐 약간 불안하긴 한데, 물 때나 더러운 것을 확실히 청소하려면 이런 제품을 안 쓸 수 없지 않나?"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소비자는 "페브리즈, 선 스프레이, 땀 억제 스프레이, 모기 퇴치 스프레이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 중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스프레이 형태의 제품을 뿌리면 '흡~' 하고 좀 들이마시게 되는데 이건 괜찮은건가? 의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페브리즈 등을 자주 사용했는데 당분간 분사형 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몸에 뿌리는 모기·진드기 기피제를 판매하는 한 사원은 호흡기 위험 가능성을 묻는 고객을 가끔 만난다고 전했다.

그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직접 알려주며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에 분사할땐 괜찮은데 얼굴과 목에 바를 때는 직접 뿌리면 호흡기에 들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코를 기준으로 멀리서 손바닥에 적당량을 덜어 바르면 된다"고 시연했다. 

최근에 베이킹소다나 구연산 같은 천연제품을 세제나 탈취제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마트 역시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을 잘 보이는 매대에 진열해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 미디어펜



실제로 대형마트의 포백제, 탈취제, 발향제 등의 매출은 두자릿 수가 넘게 감소했다. 특히 스프레이 형태의 화학제품은 이 같은 흡입독성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배가 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최근에 베이킹소다나 구연산 같은 천연제품을 세제나 탈취제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마트 역시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을 잘 보이는 매대에 진열해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 

'자연에서 온 마법의 가루'인 베이킹소다는 주방부터 세탁까지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빨래할 때 베이킹소다 한 컵을 넣으면 옷을 더 환하게 해주고, 물 500mL에 베이킹소다 5g을 섞어 뿌리면 섬유탈취제 대용으로 쓸 수 있다. 또 화장실 청소 할 때도 락스 대신 베이킹소다를 뿌린 뒤에 그 위에 구연산을 희석한 물을 뿌려주면 묵은 때를 지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화학물질이 결코 우리 몸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분간 화학 생활용품을 기피하고, 천연제품 열풍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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