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친박 초재선 20명, 비박 위주 비대위-혁신위 구성안에 집단반발

2016-05-16 17:58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에서 비박(非박근혜)계 위주의 비상대책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안이 발표된 지 하루만인 16일 당내 초·재선 당선자 20명이 "계파를 초월한 시대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집단 반발했다.
 
친(親)박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이장우·이우현·박대출·박덕흠·함진규·김태흠 의원, 김선동 당선자 등 7명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은 원점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외부인사 및 계파색이 옅은 당내 인사 위주로의 인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인선 발표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부합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내용은 급조됐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만 바라보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되기에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물안 개구리식 인선으로는 우물안 개구리식 혁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혁신위는 지난날의 구태와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근본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 지지를 받아 온 '정통 보수'라는 정체성 바탕 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 정체성에 맞는 혁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분을 (혁신위원장으로) 삼고초려해 혁신을 주도할 길을 열어야 한다. 비대위원들도 유능한 인재들로 채워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당 안팎이 조화된 혁신위와 비대위를 구성해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및 당선자 7명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당 혁신위원장과 비대위원 인선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이장우 의원, 김선동 당선인, 이우현, 박대출, 박덕흠, 김태흠, 함진규 의원./사진=미디어펜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이들 7명을 비롯해 재선에 성공한 이헌승·윤재옥·이장우·이채익·박맹우·이우현·홍철호·김진태·김기선·이완영 의원, 김석기·최교일·이만희·윤영석·박완수 당선자 등 이름을 올렸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수도권 비박계 3선의 김용태 의원을 당 혁신위원장으로, 또 비대위 위원으로 '친유승민계'로 꼽히는 김세연 의원, 이혜훈 당선자와 함께 김영우 홍일표 이진복 등 3선의 비박 인사들을 인선했다.

김태흠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으로 구성된 인사들 중 지난 총선 공천파동에서 책임이 있는 실무 책임자였고 책임을 면키 어려운 분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런 분들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저희들 입장에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장우 의원도 "첫째, 졸속하게 비대위원들을 당내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인선)했다. 두번째, 그동안 당에서 편향적인 시각으로 일부 계파에 앞장섰던 분들을 중심으로 했다"면서 "저희의 요구는 계파색이 옅고 누가 봐도 비대위원으로 적합하고 당내 화합을 줄 수 있는 분들로 하자는 의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의원은 혁신위원장은 물론 비대위원 인선도 모두 교체해야 한다며 "혁신위는 당내인사보단 중립적이고 밖에서 보는 시각으로 우리 당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사가 와서 혁신위원장이 돼야 제대로 혁신안을 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에 대해선 사견을 전제로 "지금까지의 특정 계파나 당청간 갈등 속에서 화합적인 입장에 서지 않은 분이 혁신위원장을 맡으면 좋은 안이 나올 수도 없고, 모든 당 소속 의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안이 안 되고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부 영입 혁신위원장은 당에 적응하기도 전에 차기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지적엔 "진정성, 객관성 있게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당의 입장에서 볼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고 미래 비전을 담은 혁신안을 준비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혁신은 6개월을 갈 수도 있다. 기간을 두지 않고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숙고된 안이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친박계 재선인 김태흠(가운데) 의원은 16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비박계 3선 김용태 의원에 대해 "지금까지 특정 계파나 당청간 갈등 속에서 화합적인 입장에 서지 않은 분"이라며 "혁신위원장을 맡으면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사진=미디어펜



김태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연 계기에 대해선 김선동 당선자, 박덕흠 의원 등이 오전 중 정 원내대표와 면담에서 이같은 우려를 전한 사실을 소개한 뒤 "그분들이 (우려를) 제대로 반영한다든가 숙고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이 오후 중 급하게 논의해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부대표나 당직자 분들 중에서도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있지만 일단 (성명서) 서명에서 제외했다"면서 "초·재선 중 거의 다수가 이런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입장"이라고 당내 반발 여론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김선동 의원은 "인선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갔는데, 앞으로도 그런 계기가 필요한 여부를 판단해 (친박계 의원들과 행동) 하도록 하겠다"고 집단행동에 계속 나설 뜻을 밝혔다.

이들은 계파를 안배한 혁신위·비대위 인선을 해야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계파(문제)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흠 의원은 "외부에서 우리 당을 들여다보는 시각 속의 혁신이 있어야 국민의 눈에 맞출 수 있다"고 했으며, 박대출 의원은 "특정계파 또는 반(反)특정계파 행보를 보이거나 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계파를 초월하는 쇄신, 변화, 혁신을 하자는 게 근본 취지"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